-온라인 유통채널 후발주자 이마트, 적자로 휘청
-정용진 부회장, 순혈주의 버리고 외부인사 영입
-오너일가라는 이유로 책임 돌린다는 지적 난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은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일가 경영인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오른쪽)은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일가 경영인이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사상 첫 적자를 낸 이마트 임원을 물갈이한 것을 두고 ‘내로남불’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너 경영인이라는 이유로 본인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간 이마트의 행보를 살펴보면 신세계 그룹의 후광을 업은 덕인지 식품 이물질 논란, 직원 성희롱 논란 등이 나와도 둔감한 스탠스(기본자세)를 취해와 우려를 자아냈다.

올해 사상 첫 적자 낸 이후 새 인물 대표로 영입한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그룹은 지난 21일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이마트의 신임 대표로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유통부문 파트너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순혈주의 전통을 버린 것이다. 강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무려 6년 넘게 이마트를 이끌어온 이갑수 대표의 후임이다. 이 전 대표는 예상치못하게 정기 임원 인사 전 사퇴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장기간 수장을 역임했지만 부진한 실적에 짓눌린 불명예 퇴진인 셈이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사상 첫 영업적자를 내며 휘청거렸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적자 원인으로 유통 환경 변화를 꼽는다. 국내 소비자들이 간편한 소비를 선호하면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유통채널을 이용하게 되는 문화가 생겼다. 이에 오프라인에서 유통 공룡인 이마트가 직격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 개인 SNS 활발 행보와 다른 이마트의 난처한 온라인 채널 영업 

아이러니한 것은 정 부회장의 행보다. 정 부회장은 그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상적인 사진이나 사업과 관련된 비즈니스 모습을 소탈한 말투와 함께 꾸준히 올려왔다. 정 부회장이 그간 개인 SNS에 더욱 적극 보여 온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미 온라인 유통 채널의 출혈경쟁이 발생한 지 한참 뒤인 올해 3월에야 신세계그룹은 통합 온라인채널 에스에스지닷컴을 내놨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국내 e커머스기업 인수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불발됐다. 정 부회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시장에서 안일한 대처를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이미 많은 업체들이 신선식품을 당일에 배송해주는 등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 큰 성과를 뽐냈다. 이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매출을 쏠쏠히 올릴 때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출비중(80%)에 의지하던 처지였다. 즉 온라인 시장에서 이마트는 선두 업체가 아닌 후발 주자였던 셈이다.

추진한 사업들 넘어야 할 문턱 높아전체적인 체질 개선도 절실

여기에 더해 정 부회장이 추진한 사업들(삐에로쇼핑, 스타필드, 일렉트로마트 등)이 투자 대비 저성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삐에로쇼핑은 표절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정 부회장의 책임론과 더불어 이마트는 현재 전체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할 때다. 언론 대응 방식도 같은 맥락이다. 그간 이마트 홍보팀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경험에 의하면 식품 이물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이마트 홍보팀은 “많이 파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등의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또 최근 불거진 일렉트로마트 직원의 고객 성희롱 논란이 불거질 당시 즉각 나서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책임감 있는 자세를 취하기보다 심층적인 질문에 ‘동문서답’식 답변을 운운하며 “우리 회사 스탠스가 이렇다”는 식의 황당한 대응방식을 보였다.

한편, 이번 강 대표 취임은 정 부회장이 직원들에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간 유지해오던 순혈주의를 탈피하고 성과주의 위주의 인사를 강행하겠다는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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