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현지법인 100% 보유 제안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쓰촨현대기차유한공사.(사진=현대차)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쓰촨현대기차유한공사. (사진=현대차)

[데일리비즈온 이우진 기자] 중국이 한국 대기업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현대자동차에 중국 현지법인 쓰촨현대자동차의 지분을 100% 보유할 것을 허용했다.

중국법은 본토에 진출하는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자국 회사와 합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기업은 현지 합작법인 지분을 50% 이상 소유할 수 없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은 미국의 외국 기업 지분 보유 확대 요구를 받아들이는 차원에서 현대차에 지분인수를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당국은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중국 현지법인 지분 100%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미국에서 제조해 수입하는 ‘모델3’ 등 3개 차종의 전기차에 부과하는 취득세를 면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증권 거래위원회(CSRC)도 중국 본토 기반 선물 회사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제한이 내년 1월 1일에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14일(현지시각)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시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14일(현지시각)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는 베이징과 쓰촨에서 운영하는 회사를 포함하여 중국에 여러 개의 합작 투자를 하고 있다. 쓰촨현대자동차는 현대차가 쓰촨난쥔기차집단(SNAG)과 2012년 지분 50대 50으로 설립했다. 버스와 대형 트럭과 같은 대형 차량을 제조하는 쓰촨현대의 차량 생산능력은 연간 약 70만대 정도 된다.

SCMP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 대변인은 “지분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것이 없다. 향후 시장의 상황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익명의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까지 인수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THAAD)사태 이후 경색된 한국 기업들과의 관계를 복원하고자 한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하며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완전히 철수했다. 후이저우 공장은 한·중 수교가 체결된 1992년부터 25년 이상 가동된 공장이지만 중국의 인건비 향상과 미국의 대중 관세 위협 등을 이유로 폐쇄가 결정됐다. 롯데와 이마트는 이미 중국에서 대부분의 사업을 철수했다.  

중국은 한국의 대표적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화해의 제스처를 내미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장 폐쇄에도 불구하고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4일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을 직접 방문한 것. 아울러 16일 중국의 영문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은 중국에서 패배자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삼성이 중국 공장을 철수했지만 그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며 칭찬했다. 사드 사태 이후 지속된 한국 기업의 탈중국을 막고 장기화된 미·중 무역분쟁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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