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의 딜’ 있지 않았나 하는 합리적 의심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질. (사진=맘카페 대구 365)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질. (사진=맘카페 대구 365)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GC녹십자가 분유 ‘노발락’ 이물질 논란에 대해 단순 해프닝으로 정의했다. 녹십자 쪽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본사에서 고객에게 다른 제품을 교환해 주는 조건으로 원만히 해결됐다”고 해명했다. 

이물질 논란의 내막은 이렇다. 21일 한 매체에 따르면 대구광역시 거주하는 A씨는 전날 백일이 갓 넘은 아이에게 분유 ‘노발락 AD’를 주려던 중 검정색 이물질(벌레 형상)을 발견했다.

이에 박재현 녹십자 홍보팀장은 “소비자 상담팀에 접수된 이 건은 고객이 해당 언론에 제보한 게 아니며, 일부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을 기사화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제의 해당 제품을 제조사인 프랑스에 보내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라며 “새 분유 낱개 2통을 교환해 주는 조건으로 고객과 원만히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해명은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본지 취재결과를 종합해 볼 때 A씨가 커뮤니티와 녹십자에 알리면서까지 공개한 피해사례에 대해 어떠한 사과와 설명도 없었다. 특히 본사 측의 해명대로 단순 새 제품(분유 2통)을 교환해 주는 대가로 합의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질 않는다.

이 과정에 사건을 은폐 또는 축소하려하기 위해 ‘모종의 딜’을 했다는 합리적인 의심까지 든다. 아울러 녹십자 측은 문제의 제품과 관련해 “제조공정에서 벌레가 들어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칫 소비자를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로 취급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익명의 동종 업계 관계자는 “사과가 먼저다. 제품 수거도 절차에 들어가긴 하겠지만 고객에게 제품을 보내달라고 하기 전 본사 측의 응대가 미흡했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덧붙여 “특히 아이가 먹는 분유에서 이물질이 나왔는데도 새 제품으로 교환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회사 측의 태도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 ‘노발락’은 프랑스 유피사로부터 수입한 고품질 영양식이다.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제조공정의 문제가 없다는 사측의 말이 사실이라면 유통과정 절차를 조사해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워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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