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투자업계, 중국 조선업 붕괴 예측
- 한국 조선사의 대형 LNG선박 싹쓸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사진=연합뉴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데일리비즈온 이우진 기자] 중국의 조선업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18년 한국의 조선업계에 수주량 1위를 빼앗긴데 이어 이제는 업계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5일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조선업 수주잔량의 60% 이상은 자국 발주량과 벌크선종으로 채워져 있어 한국 조선업과 완전히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런 이점을 갖고 있음에도 중국 조선업의 경쟁력과 생산상 향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더 이상 중국 조선업을 한국 조선업의 경쟁자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업의 몰락은 전부터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올해 초 전 세계 조선사 중 절반가량이 일감 부족으로 올해 폐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 대부분 중국에 집중돼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330개 조선사 가운데 150개가 올해 마지막 건조 물량을 인도하고 폐쇄될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은 2009년 396개이던 조선사는 지난해 말 기준 110개로 72% 급감한 상태다. 

중국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저(低)품질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시운전 2년 만에 폐선 결정이 난 후동중화조선의 LNG운반선 글래드스톤호가 대표적 사례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저가수주’ 전략으로 수주를 따냈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품질이 낮을뿐더러 납기일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해 고객사들로 하여금 중국의 조선업계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글로벌 해운사인 CMA-CGM은 중국 CSSC에 발주했던 9척의 LNG추진 컨테이너선의 인도를 두 차례 거부한 상태다. 선주가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조선사들은 기술력이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전 세계 발주물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클락슨 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발주된 대형 LNG선 35척 중 32척을 한국 조선소가 수주 했다. 삼성중공업이 13척, 현대중공업이 8척, 현대삼호중공업이 2척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이 9척을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소가 보유한 LNG선 기술력과 건조경험을 토대로 수주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환경문제 또한 중국 조선사의 발목을 잡는다. 2010년대 들어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에코십” 수요가 늘어났다. IMO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규제한다. 해양 생태계의 교란을 막기 위한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안건도 올 9월부터 발효됐다. 친환경 규제로 인해 기술력이 낮은 중국 조선사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친환경 선박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의 조선사들이 수주 독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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