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실 기능 상실…‘폭탄 돌리기’ 급급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 사장에 대한 퇴진 사유는 차고 넘친다. 지금까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조사한 그의 ‘죄목’만해도 여럿이다. 낙하산 인사, 호화차량 개조, 임대 종료 안 된 사무실 이전, 1억 원대 공사 예산 낭비, 국회 허위 자료 제출, 국토교통부 장관실 건립 추진 등 한 손에 꼽기도 어렵다.

특히 이 사장이 여의도 집무실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실을 비롯해, 차관과 국장 등이 머무를 수 있는 업무실과 회의실을 만들려 했다는 의혹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쯤 되면 ‘방만 경영’ 수준을 넘어 ‘과잉의전’, ‘황제의전’이라 불릴만하다. 

그런데 이 사장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처분은 경고장이 전부다. 앞서 이 사장은 업무 공용차량을 독점 사용한 것도 모자라 1240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좌석을 개조했다가 뒤늦게 원상 복구했다. 이후 국토부는 이 사장에게 공실발생으로 인한 부당지출, 차량 호화개조 등을 사유로 8월 경고장을 보냈다. 

이례적으로 공공기관장(사장) 개인에게 보내진 경고장이라고는 하나 방만 경영에 따른 조치로 보기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런 이유로 국감장에서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난무한다. 

언론 대응에 대한 홍보실의 불성실한 태도도 문제다. 해당 이슈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언론홍보팀 여럿 실무자는 주무부서(경영지원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취재 요청을 경영지원팀에 떠넘겼다. 이 같은 대응이 ‘업무 프로세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주무부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당부서의 수장격인 최 아무개 경영지원팀장에게 메모를 남겼지만 끝내 답변을 주지 않았다. 홍보실의 기능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언론사와 적대적 관계를 맺은 상태에서 홍보의 기능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이들의 역할은 언론에서 다뤄지는 기사를 ‘방관’할 게 아니라 분석하고 문제를 확산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들은 언론과 ‘허그’하지 않고 오직 오너 눈치만 살핀다. 일선 기자들 사이에서 허그에는 홍보가 없다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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