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규제 집중되던 일감몰아주기…중견기업 LIG도 그물망 걸리나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오너일가의 계열사 동원 의혹 드러날 가능성↑
-사기성 CP 발행 혐의로 징역형 살다 출소한 구 회장 2세 경영 복귀 찬물

사기성 CP 발행 혐의로 징역형을 살다 출소한 구본상씨와 구본엽씨의 경영 복귀에 다시 한 번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연합뉴스)
사기성 CP 발행 혐의로 징역형을 살다 출소한 구본상씨와 구본엽씨의 경영 복귀에 다시 한 번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LIG그룹이 오너일가 리스크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너일가를 겨냥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이 나온 것. 이에 따라 징역형 전력으로 물의를 빚은 LIG그룹 오너일가의 경영 복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7일 LIG그룹 등에 따르면 국세청에 LIG그룹 지주사 LIG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업계는 이번 조사의 취지를 두고 구자원 LIG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 등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징역형을 살다 출소한 구 회장의 두 아들은 경영 복귀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높아졌다.

구회장의 장남 구본상 전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사기성 LIG건설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뒤 구속 수감된 바 있다. 이들은 각각 2016년 10월, 2017년 2월 만기 출소했다. 자연스럽게 경영 복귀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 세무조사로 인해 사실상 복귀 시점은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무조사로 인해 그룹 차원에서는 위기의식을 느낄 것으로 분석된다. LIG그룹은 자산 총액이 10조원 미만으로 대기업집단이 아니다. 당국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대기업에 국한되어왔다. LIG그룹은 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였던 셈이다. 계열사를 통한 오너일가의 부당 이익 취득이 적나라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경제 관련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LIG그룹의 오너 일가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득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LIG그룹 지주사는 구 전 부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100%에 달한다. 경제개혁연구소 등에 따르면 휴세코, 인베니아, LIG시스템 등 계열사가 일감몰아주기에 동원된 정황이 있다.

일례로 구자준 전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한 상품 중개업체 디디고는 지난 2017년 기준 매출 825억원 중 무려 640억원이 그룹사와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됐다. 특히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절반이 훌쩍 넘는 77.6%다.

그간 디디고 주요 고객사들을 살펴보면 오너 일가와 관련된 회사들이 한눈에 보인다. 구자준 전 회장이 총재를 지낸 바 있는 한국배구연맹부터 LIG, LIG넥스원, LIG시스템 등이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세무조사의 목적 등은 파악이 되지 않는다”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사측은 불법 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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