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일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비혼이야 개인의 자유이지만, 국가 입장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고민은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뒤떨어지지는 않는다. 이에 일본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미팅이나 소개팅을 주선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모양이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사를 통해 많은 일본의 젊은 남녀가 사실상 결혼을 포기했다는 풍조를 전한다. 일종의 무기력증이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더 이상 오프라인에서 짝을 찾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사실 집 밖으로 잘 나서지도 않는다고들 한다. 대신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이 유행이다. 

대표적인 데이팅 앱이 이른바 ‘이즈 콘카츠’다. 콘카츠는 일반적으로 결혼할 상대를 찾기 위한 활동을 말한다. 그런데 이 앱을 운영하고 있는 주체가 특이하다. 무려 일본의 지방정부다. 일본 북쪽의 아키타에서는 지방정부가 직접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남녀를 짝지어주고 있다. 꽤나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모양인지, 출시된 지 9년 만에 1350쌍이 결혼에 골인했다. 최근에는 아키타 시 외곽까지 서비스를 확장했다.

아키타 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키타가 일본 전역의 결혼 중매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올해에는 시 자체적으로 아키타 결혼지원 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아키타 시의 랜드마크인 포트타워. (사진=아키타 시 웹사이트) 

아키타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결혼적령기의 남녀를 모집해 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대체로 절반은 시 거주민이, 나머지 절반을 외지인으로 모집하곤 한다. 각 지자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매년 수백 명이 투어에 참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내심 인구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47개 현 중 40개 현의 절대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젊은이들도 대학이며 직장을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상황에서, 지방 내에 결혼할 인구도 거의 남아있지 않은 현실이다. 

성비 불균형도 큰 문제다. 남성보다도 젊은 여성들이 도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쿄에서는 싱글 남성보다 싱글 여성의 수가 많은 반면, 농촌에서는 노총각의 수가 노처녀의 수를 아득히 앞지른다. 아키타의 시 공무원도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남성들이 결혼을 원함에도 짝을 찾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고 아쉬움을 전해다.

실제로 이즈 콘카츠의 기획 자체는 훌륭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큰 효과를 거두었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글쎄’다. 성사된 커플의 비율을 살펴보아도 도시남성-농촌여성의 비율이 대다수였다. 도시여성과 농촌남성이 많다는 경향을 살펴보았을 때, 마냥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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