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보다 여성에게 더 많아
전세계 3억5천만 명 시달려
무가치하다는 생각, 죄의식도 원인
사람과 어울리고, 몸 움직여야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였던 설리(25)가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됨에 따라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 등도 설리의 사망소식을 미국 음악평론가의 코멘트와 함께 보도할 정도이다. 

설리는 온라인 악플에 크게 시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신을 비난하는 악플은 심리적인 좌절을 불러오면서 사람을 고립시킬 위험이 높다. 설리는 악플에 따른 우울증에 시달려왔다고 한다.

신체적인 질병을 앓으면 눈에 쉽게 띄기 때문에, 오히려 치료가 쉽다. 우울증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누구도 모르게 사람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3억 5천만 명이 우울증에 시달릴 정도로 매우 흔한 질병이자 장애이다. 

그렇다면 우울증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슬픔, 감정이 내려 안거나, 일상 활동에 대해 흥미나 즐거움을 잃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친숙한 증상이다. 하지만, 만약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서 우리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 우울증으로 발전한다. 

미국질병본부(CDC)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우울증은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 흔하다. 기쁨이 사라지고 행복을 가져다 주던 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 특히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 같은 사건은 우울증으로 연결되는 기분 변화를 만들어낸다.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여인의 초상화. 1892년에 그린 것이다. (사진=위키피디아)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여인의 초상화. 1892년에 그린 것이다. (사진=위키피디아)

우울증의 원인은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지만 유전적, 생물학적, 환경적, 정신사회적 요인의 복합적 조합일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은 침울한 기분상태가 계속되면서 슬픔을 느끼고 관심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인 장애다. 우울증은 지나가는 문제가 아니라, 평균 6~8개월 지속되는 끈질긴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질병관리본부가 설명하는 우울증의 증상과 원인 및 대응방안은 다음과 같다. 

▲침울한 기분
재미있던 활동에 대한 흥미가 사라진다. 성욕이 줄어들고,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 데도 체중감량이나 식욕저하가 나타난다.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과도한 수면에 빠지기도 한다. 안절부절 못하며 왔다 갔다 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움직임과 말투가 느려지고, 쉽게 피로하면서 정열이 줄어든다.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죄의식에 깊이 빠져든다. 사고력, 집중력 또는 의사 결정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증상이 계속되면 죽음이나 자살을 자주 생각하다가, 자살을 시도하려는 생각에 빠져든다.

▲ 아직도 확실하지 않은 원인들
우울증의 원인은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유전학, 생물학적 원인(신경전달물질 수준의 변화), 환경적 요인, 심리적, 사회적(정신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일을 겪으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인생의 고난 : 사별, 이혼, 일 문제, 친구 및 가족과의 관계, 재정 문제, 의료 문제 또는 급성 스트레스 등이 포함된다.
○성격: 실패를 겪거나 트라우마가 있을 경우
○유전 인자: 부모 자녀 형제 등 1차 친척이 우울증을 앓을 경우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일부 처방약: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몇몇 베타 차단제, 인터페론 등
○기분전환 약물 남용: 알코올, 암페타민, 약물들의 남용들은 우울증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
○과거 머리 부상.
○큰 우울증을 한 번 겪은 경우 추가로 우울증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만성통증에 시달릴 경우: 당뇨, 만성폐쇄성폐질환, 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은 우울증을 더 쉽게 만든다.

멜랑콜리로 고통받는 남성을 1892년에 그린 초상화. (사진=위키피디아)
멜랑콜리로 고통받는 남성을 1892년에 그린 초상화. (사진=위키피디아)

▲치료 및 관리
 우울증은 치료할 수 있는 정신 질환이다. 우울증 관리의 세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지원치료 : 실질적인 해결책을 논의하거나 가족 구성원을 포함한 교육 등
○심리치료 : 인지행동치료(CBT)와 같은 심리치료
○약물 치료 : 특히 항우울제.

▲심리치료
우울증에 대한 심리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CBT), 대인관계 심리치료, 문제해결치료 등이 있다. 가벼운 우울증인 경우, 정신요법이 첫 번째 치료법이다. 보통이나 심각한 경우에는 다른 치료법과 함께 사용될 수 있다.
CBT와 대인관계 요법은 우울증에 사용되는 두 가지 주요 유형이다. CBT는 치료사, 대면, 그룹 또는 전화를 통해 개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최근의 몇몇 연구들은 CBT가 컴퓨터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대인관계 요법은 환자들이 관계와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문제를 식별하고, 이러한 문제들이 다시 어떻게 기분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될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항우울제 치료
항우울제는 의사의 처방으로 구할 수 있는 약이다. 약은 중간 우울증에서 중증 우울증에 사용되지만 어린이에게는 권장되지 않으며 청소년에게 처방할 때는 주의가 요구된다.
우울증 치료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약이 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모노아민 산화제 억제제(MAOI), 3차 항우울제, 비정형 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등이다. 
각각의 항우울제는 다른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의사가 처방한 대로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항우울제는 치료 후 처음 몇 달 이내에 일부 어린이, 청소년, 청소년들의 자살 생각이나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는 만큼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운동 및 기타 치료법
에어로빅 운동은 엔돌핀 수치를 높이고 기분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자극하기 때문에 가벼운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심각한 우울증은 전기충격요법(ECT)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특히 정신 우울증에 효과적이다.

▲단극성 우울증 및 양극성 우울증(조울증)
우울증 증상은 즐거운 활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기분이 낮아지는 것을 포함한다. 주로 침울한 분위기에 빠져있으면 단극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울증에 빠져 있다가,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양극성 우울증(조울증)이라고 한다.
단극성 우울증은 불안과 다른 증상들을 동반할 수 있지만, 조울증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40%의 시간이 우울하기 때문에 두 조건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우울증의 진단
우울증 진단은 의사나 정신건강 전문의와의 상담에서 시작된다. 다양한 우울증 원인을 찾아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를 방문하면, 신체적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신체 검사가 있을 수 있으며, 진단시험을 치를지 모른다.
우울증을 평가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평가도구 중 하나인 '해밀턴 우울증 평가척도' (HDRS) 설문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21개 질문지로 구성된 이 설문지의 점수는 우울증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분이 꿀꿀하거나 흥미를 잃거나 슬픈 기분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런 기분을 잠시 느꼈다고 해서 섣불리 우울증으로 진단하면 안 된다. 이 때문에 무엇이 우울증으로 분류되지 않는지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전시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유제춘 센터장(을지대학 병원 정신과 전문의)은 일시적인 기분인지 우울증인지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대전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유제춘 센터장.
대전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유제춘 센터장.

“일반적인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 진단이 가능하지만, 스스로 느낄 때는 2달 이상 낫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우울증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유 센터장은 이어 “이런 증상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불편을 느낀다면 우울증인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서 유 센터장은 “고립돼서 외롭게 지내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하든지 나와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몸을 움직여서 운동할 것”을 조언했다.

이밖에도 영양섭취에 신경쓰고. 힘들다고 느낄 때 상담이나 치료를 받으라고 권했다. 정신과를 방문하기 어렵다면 보건소에 와서 상담하거나, 전화상담도 바람직하다.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www.129.go.kr), 
생명의 전화 ☎1588-9191 (www.lifelin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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