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질병-가족 관계 등이 주요 원인
2달 이상 침울하면 우울증 의심해야
대전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설립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우울증은 본인 스스로도 심각하게 생각 안하고, 주변에서도 주의깊게 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방치하면 자살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대전시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세우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전시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은 유제춘 센터장(을지대학 병원 정신과 전문의)이 말하는 우울중의 기본적인 증상은 특별하지 않다. “기분이 우울하고, 입맛이 없고, 잠을 못 자고, 의욕이 안 나고, 활동력이 줄어드는 것이 우울증의 증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노인 우울증은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는 특징도 나타난다. 두통이 생기고, 배가 아프고, 목이 뻐근하고, 피로감이 있고, 관절이 아픈 것도 우울증의 여파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 안 나타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생각할 정도로 초기 증상은 분별이 어렵다. 

사진=유제춘 센터장
사진=유제춘 센터장

 

유제춘 센터장은 “노인우울증은 명확한 원인과 증상이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몸이 아픈데, 신체적으로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이들면 다 그렇지’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주의깊게 살펴야 합니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 질병, 가족 관계에서의 소외가 노인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대전시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열고 5개 구 보건소마다 상담센터를 설치했다. 광역복지센터와 보건소는 정신건강에 대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몸이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지만, 우울증 증상은 일상생활에서 미묘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그냥 넘겨야 하는지 분간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정신과를 방문하는 것을 꺼리는 풍조도 아직 사라지지 않앗다. 

유 센터장은 “간단한 상담을 통해서 도움을 받도록 24시간 상담전화(1577-0199)를 운영하므로,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했다. 다음은 유 센터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노인들의 생활이 상대적으로 더 외로운가요?
▲나이드신 부모님을 모셔야 할 연령에서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가정들이 너무 많습니다. IMF를 겪은 데다, 이혼이 많아지면서 더욱 그렇습니다. 자녀는 부모를 모시기 어렵고, 부모는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으니까 서로를 위해서 단절하다 보니 더 그렇습니다. 

=충청지역의 특징적인 현상이 있습니까.
▲자녀는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서 농사짓는 농촌지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남아있는 분들끼리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끈끈한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그런 공동체가 형성된 예컨대 전남같은 지역은 확실히 자살률이 낮습니다. 아파트에서도 이웃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공동체 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울증을 예방하라면 사람과 어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사진=픽사베이)
우울증을 예방하라면 사람과 어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사진=픽사베이)

= 우울증은 자가진단을 할 수 있나요? 우울증인지 일시적인 기분인지 구별이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 진단이 가능합니다만, 스스로 느낄 때는 2달 이상 낫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우울증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증상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불편을 느낀다면 우울증인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런데 우울증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고 원인도 모르고 해결도 확실하지 않은 것이 우울증의 특징입니다. 

자가진단을 위해서 현재 을지대학병원 내부와 중앙로역 부근 지하상가에 자가진단을 하는 키오스크를 2대 설치했습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고립돼서 외롭게 지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든지 나와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몸을 움직여서 운동하고, 적절한 영양섭취에 신경쓰고. 심각하게 우울하거나 힘들다고 느낄 때 상담이나 치료를 받으세요. 정신과를 방문하기 어렵다면 보건소에 와서 상담하거나, 전화상담을 추천합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