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경영리스크로 실업 꼽아
-전세계적으로는 재정위기가 가장 큰 문제

(사진=세계경제포럼)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우리 경제가 부진할 때마다 늘 나오던 말이다. 세계전체가 불황이라 우리도 힘들다는 식이다. 대외경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체질상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재적인 문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 141개국 1만2879명의 사업가(비즈니스 리더)를 상대로 가장 큰 경영리스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기업의 답변은 국가·지역별 위험항목과 글로벌 위험 항목을 따로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설문조사는 내년 1월 다보스 포럼 직전 발표될 ‘2020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향후 10년 내 ‘실업 및 불완전고용’을 최대 리스크(위험요소)로 꼽혔다. 이어 기상이변과 인간이 만든 환경재해를 각각 2, 3위로 꼽았으며, 사이버 공격과 국가 간 갈등은 넷째로 위험하다고 답했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중 실업을 최대 리스크로 꼽은 나라는 우리나라를 빼면 브루나이뿐이다. 반면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주변국은 지진·쓰나미 등 자연재해를 가장 큰 우려사항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데 가장 큰 우려 요인은 환경적인 리스크”라며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강타한 지진, 쓰나미 사례와 일본의 대홍수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실업을 최대 리스크로 꼽은 또 다른 곳은 앙골라·말라위·보츠와나·카메룬·가나·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다.  

세계 전체 기준으로는 재정위기가 1위를 차지했다. 사이버 공격과 실업은 2위와 3위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이어 통상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국가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실업을, 유럽과 북미 지역처럼 선진국이 다수 포함된 지역에서는 사이버 공격을 최대 위험요인으로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사이버 공격과 재정위기가 기업의 주요 위험요인이라고 답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는 모두 사이버 공격과 데이터 사기 및 절도를 각각 1위와 2위라고 답했다. 유럽에서는 스페인만이 유일하게 최대 리스크로 실업을 꼽았다.

이는 실업률이 감소하고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 배치되는 결과다. 정부는 지난 8월 취업자 수가 45만 명 이상 증가하고 올해 들어 풀타임(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늘었다는 점을 들면서 고용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정을 투입해 늘린 단기 일자리가 대다수여서 ‘질적 개선’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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