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경쟁사 공병 200만개

롯데주류 청주공장. (사진=롯데주류)
롯데주류 청주공장. (사진=롯데주류)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국내 대표 주류 업체인 ㄹ주류 청주 공장에 경쟁사인 ㅎ진로의 빈 병이 쌓여가고 있다. 그 개수만 해도 자그마치 200만개가 넘는다. 어찌된 영문일까. ㅎ진로 제품의 빈 병을 수거한 ㄹ주류 측이 ‘소주 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을 근거로 빈 병을 돌려주지 않고 있어서다.

◇ 쌓여가는 경쟁사 빈병 200만개

10년 전 환경부와 7개 주류업체는 표준 소주병 규격을 ㅎ진로의 ‘ㅊ이슬 녹색 병’으로 통일하고 빈 병을 회수한 뒤 자사의 라벨을 붙여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이는 소주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올해 4월 ㅎ진로가 ‘ㅈ백’을 출시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ㅈ백’은 하늘색 투병한 병으로 과거 ㅈ로 소주병 모양을 되살린 게 특징이다. ㄹ주류는 이 점이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표준 소주병 규격과 달라 사실상 협약이 유명무실해졌다는 것. 이에 ㄹ주류는 진로 빈병을 돌려주기에 앞서 ㅎ진로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는 게 우선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ㄹ주류의 주장은 석연치 않는 부분이 있다. 현재 시중에는 ‘ㅈ백’ 이외에도 ‘ㅈ데이’, ‘ㅎ라산’ 등과 같은 다른 비 표준병 소주가 판매되고 있다. 유독 ‘ㅈ백’만 문제 삼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2009년 주류업체들이 맺은 자율 협약은 말 대로 자발적 협약이다. 반드시 해야 하는 하는 것이 아닌 권고사항이다.

‘ㄹ주류’ 공장에 쌓여있는 공병. (사진=설훈 의원실)
‘ㄹ주류’ 공장에 쌓여있는 공병. (사진=설훈 의원실)

◇ 잘나가는 ㅎ진로가 불편한 속내

이 때문에 일각에선 ㄹ주류가 폭발적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는 ‘ㅈ백’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이 된다. 불매운동도 한몫했다. 경쟁사인 ㄹ주류가 사실상 일본기업이라는 이유로 ‘ㅊ처럼’이 국민들과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ㅊ처럼’ 대신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ㅈ백’과 같은 소주 제품들이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ㅈ백’은 출시 두 달 만에 1000만병 이상이 팔렸다. 수요가 늘어난 ‘ㅈ백’의 빈병 회수가 절실한 ㅎ진로의 상황을 ㄹ주류가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부분이다. 

익명의 주류업체 관계자는 “ㄹ주류의 문제 제기에 공감하지만, 기업의 자율성,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ㅎ진로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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