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펜벤다졸’에 대한 생각
[기자수첩] ‘펜벤다졸’에 대한 생각
  • 김소윤 기자
  • 승인 2019.10.0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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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환자가 강아지 구충제로 완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펜벤다졸’을 먹고 말기암을 완치했다는 주장이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면서 해당 구충제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른 바 검증되지 않은 동물 구충제가 이슈화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유튜브 영상에는 폐암, 췌장암, 위암, 간암 등 말기암 4기로 투병 중인 미국인 남성이 이 구충제를 복용하고 3개월 만에 완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단 이 내용이 알려진 이후 말기암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려 시도하는 것에 대해 만류하는 이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충분히 과학적이고 일리가 있다.

대한약사회는 영상 속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와 관련된 연구는 세포나 쥐를 대상으로 하는 동물 실험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들며 말기 암 환자와 관련된 사례 또한 해당 성분만 복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펜벤다졸’은 사람에 대한 용법과 용량이 검증된 약물이 아니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의학계와 관계 당국도 이와 비슷한 취지의 조언을 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 시행되지 않아 부작용이나 용법과 용량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펜벤다졸’의 구매와 복용을 금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기암 환자들이 ‘펜벤다졸’을 복용하려는 이유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아닐까. 휴먼다큐멘터리만 봐도 치료하기 힘든 병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병에 걸린 환자와 가족들은 살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해외 사이트에 새로운 임상 시험 정보나 사례들을 예의주시하면서 말이다.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하 말기암을 완치했다고 주장한 조 티펜스 (사진=ABC뉴스)
동물 구충제를 먹고 말기암을 완치했다고 주장한 조 티펜스. (사진=ABC뉴스)

물론 말기암 치료가 고통을 수반하고 100% 완치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도 암묵적으로 안다. 이런 상황에 최근 의약품을 소관하는 부처가 흔하게 처방되어온 위장약의 암 유발 가능성을 모른 채 방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비만 치료 목적으로 처방되어온 유명 지방 분해 의약품이 간독성 등의 부작용 이슈로 처방이 자제되기도 했다. 사실 모든 화학성분 구조로 이루어진 의약품은 부작용이 있고 과다 복용하면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희귀병에 걸린 이들 중 일부는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한다. 아직 시판되지 않은 신약을 투여한다는 것은 이미 어떤 약도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약이라도 치료 수단으로 쓰겠다는 의지다. 이 또한 어떠한 부작용이 초래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에 대해 의료계를 향한 누리꾼들의 불신은 팽배하다. 이미 동물 구충제로 치료할 수 있는데 일부러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부터 암이라는 질병이 돈이 되니 값싼 약으로 치료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질까 두려운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개그맨 김철민 씨는 ‘펜벤다졸’을 복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모험을 해볼까한다”면서 “걱정은 고맙지만 말리려고 하지 말라.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는 심정을 밝혔다.

결국 동물 구충제 복용 논란에 대해 복용 여부 설전을 하자는 게 아니다. 이 구충제를 복용해서라도 암을 이겨내고 싶은 환자들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우선이다. 온갖 고통을 견디면서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환자들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만 심어줘도 충분하다. 판단은 당사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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