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제조업이 최악의 한파를 맞이했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유로존 (유로화 사용 19개국) 제조업 경기가 근 7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위축되고 있다. 역내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제조업 한파가 서비스업으로까지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유럽연합(EU) 경제가 장기침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IHS 마킷이 조사한 9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은 45.6을 가리켜 최근 83개월 내 최저를 기록했다. PMI는 50을 기점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그 이하면 경기 위축을 가리킨다. 8월 기록한 47이나, 전문가들이 예상한 47.3에도 크게 못 미친 결과였다. 이에 유럽중앙은행도 즉각 반응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국가들에 파격적인 재정 확대정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로존의 선도국가 독일의 제조업 위축은 더 심각했다. 독일의 9월 제조업 PMI는 41.4에 그치며 123개월 만에 최악의 경기 위축을 경고했다. 8월 기록한 43.5에서 더 떨어진 수치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독일 자동차 업계의 주요 시장인 중국이 경기둔화를 겪으면서 독일에 여파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독일 기계설비 주문량 역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가량 감소했다. 기계설비에서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한편, 유로존 서비스업 PMI는 9월에 52를 기록해 경기 확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8개월 내 최저로 전문가 전망치인 53.2에 못 미친 결과였다. 이에 크리스 윌리엄슨 IHS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과를 두고 “제조업 경기 악화가 서비스업까지 파장을 던지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며 “유로존 경제가 정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기둔화에 대응해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아울러 ECB는 이날 발표한 유로존 경제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로존 산업 생산 둔화는 외부 요인보다 역내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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