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업계 불황 해소되나…반도체 가격 각각 유지·상승
- 타 부문 지원사격 이어지며 삼성전자 매출·영업이익 기대치 상회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찬바람이 불던 반도체 업계에 다시 훈기가 느껴지고 있다. 계속해서 내려가기만 하던 D램의 가격은 지난 8월 2.94달러로 7월 대비 같은 수준을 보였고, 낸드메모리 가격은 7월에는 4.01달러, 8월에는 4.11달러로 연초보다는 못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당초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까지 반도체 시장이 침체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 이슈 등 시장에 다양한 불확실성 요소들이 퍼지면서 가격 변동을 예측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잠시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는 경향이 나타나 증권가 등에서 먼저 업계의 재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 ‘톱3’로 일컬어지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을 각각 비교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삼성전자의 우위를 점쳤다. 이번 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전망치도 금융권에서 기존에 예측했던 수치에 비해 다소 늘어났다. 특히 D램의 출하량이 늘어나,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양적인 성장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돼 이목을 끌고 있다. 한 증권 관계자는 기업전망보고서에서 D램 출하량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25%가량 늘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특히 마이크론과 SK 하이닉스의 경우 시장 침체기에 들어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감산 발표를 한 바 있는데 반해 삼성전자는 감산 없이 업계 불황을 잘 이겨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은 삼성전자가 감산 없이 반도체 재고 확보를 꾸준히 해온 덕에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을 47%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래 강세를 보였던 낸드메모리 점유율도 2위권 업체와 20% 이상 격차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은 다음달 8일을 전후해 공개될 예정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조심스럽게 영업이익 7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을 딛고 회복세를 가져간 것도 도움이 됐지만, 다른 부문에서의 선방도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대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휴대폰에 들어가는 OLED 사업은 북미와 중화권 시장에서 고객 수요를 충분히 확대한 것에 이어 최근 스마트폰 신제품에 따른 패널 성수기 진입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QLED TV의 판매 호조 등으로 전분기에 삼성전자의 유일한 빛이 됐던 소비자가전(CE) 부문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가 늘어나며 선방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각 부문의 호조 속에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실적 저점을 통과한 이후 2분기에도 다소 지지부진했지만 3분기에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을 것”이라면서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의 주력 사업이 글로벌 업황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전망이 밝지만 당장 올 4분기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섣부른 판단을 보류하는 눈치다. 무역 분쟁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등 다양한 불확실성을 딛고 3분기에 좋은 실적을 냈다고 하지만, 올해말까지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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