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
-계속된 압박에도 여유로운 모습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유지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유지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미국이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 화웨이를 상대로 더욱 견고한 견제 의사를 내놨다. 향후 화웨이 5G를 금하지 않는 동맹국에 제재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가운데 화웨이는 미국의 지속된 견제에도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美 국무부 관계자 “화웨이 대상 수출규제 유예 연장 않을 것”

블룸버그 통신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롭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 정책 담당 부차관보가 현지시간으로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에 따르면 해당 제재 내용은 미국과의 정보공유 협약에서 퇴출되는 방안에 추가로 진행되는 사안이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내용을 덧붙이지 않았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화웨이를 안보를 위협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이에 미국 기업은 화웨이와 거래 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상무부는 미국 기업들이 준비할 기간을 주기 위해 수출규제를 오는 11월 19일까지 90일씩 두 차례 유예했다. 이 가운데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수출규제 유예를 추가로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기술 개발 속도가 무섭게 빠르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기술 개발 속도가 무섭게 빠르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통한다. 이에 중국 공산당과 유착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 점을 우려해 자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사용에 따른 안보 노출 위험성을 피력해왔다.

화웨이가 해외에 납품하는 네트워크 장비에 인증을 받지 않은 채 망을 침해할 수 있는 일명 ‘백도어’를 탑재해뒀다가 향후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기밀정보를 수집하는 등 사이버 공격을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다.

EU 리스크 평가 앞두고 압박 카드 다시 꺼낸 트럼프 정부

이에 미국은 화웨이 뿐만 아니라 중국의 다른 장비 업체들로도 최신 통신체계를 만드려는 국가들과의 정보 공유를 차단하거나 재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다른 객관적 시각으로는 미국이 화웨이의 차세대 통신 장비 기술력에 위협 받지 않기 위해 압박의 도구로 제재를 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스트레이어 부차관보가 밝힌 강경 발언의 시점은 유럽연합(EU)의 5G 안보 리스크 평가를 앞두고 이루어졌다. 이에 미국이 EU를 압박하기 위해 해당 의견을 밝혔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EU는 관련 리스크 평가를 이르면 다음달 초 발표 예정이다.

EU는 미국의 안보 동맹국이다. 하지만 EU는 화웨이에 대한 의견이 미국과 100% 동일하지 않다. 내부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동유럽 지역의 헝가리의 경우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화웨이를 멀리하지 않으려는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AFP)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AFP)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제재 가하는 국가에 “독점 라이센스 주겠다”

이 가운데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미국의 기업에 자사 5G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제공할 의사를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이 라이센스에는 소스코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검증‧생산‧제조 등 화웨이 독자 5G 기술이 담겼다.

현지시간으로 26일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런정페이 회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런정페이 회장은 독점 라이센스를 통해 미국 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정페이 회장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 한국 소재 기업이 5G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 없는 미국을 특정 지목했다. 반면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화웨이가 여유로운 입장 내놓는 내막

일각에서는 화웨이의 미국에 독점 라이센스를 주겠다는 주장은 결국 미국이 우려하는 사이버 공격 등의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함 아니냐고 보고 있다. 화웨이가 미국을 특정 지목해가면서 라이센스를 줄 의향을 밝힌 것을 두고 사실상 정경유착을 시인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현재 화웨이의 통신 장비 연구 개발 속도는 압도적이다. 화웨이는 전 세계 50곳이 넘는 국가들과 5G 사용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특허출원 개수도 1위를 자랑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엔 6G 연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런정페이 회장에 따르면 아직 초기단계지만 6G 연구를 시작했고 상용화까지는 약 10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이후 매출 상승세를 자랑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013억 위안(68조 81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출하량도 24% 늘어난 1억1800만대를 기록했다. 통신 사업 부문은 1465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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