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감에서 문제 삼은 즉시연금 아직도 미해결
-금감원 검사 내용에 없는 즉시연금 문제 국감행 높아
-가짜 상품 판매 보험설계사·검찰 압수수색 등 악재 겹쳐

국감 증인으로 채택 될 확률이 높은 삼성생명 현성철 사장. (사진=삼성생명 홈페이지 갈무리)
국감 증인으로 채택 될 확률이 높은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 (사진=삼성생명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삼성생명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금융당국도 소비자와 분쟁을 이어가는 삼성생명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 최근 이 회사는 또 보험설계사의 가짜 상품 판매로 고객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개인 일탈로 치부해 논란을 빚은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와 관련 압수수색 대상 리스트에 오르는 등 여러 현안을 살펴봤을 때 국감에 또 다시 불려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성철 사장, 지난해에 이어 국감 증인 바통 받나?

지난해 국감에 삼성생명의 대표로 출석한 이상묵 부사장은 ‘약관에 만기보험금 재원을 차감한다는 내용이 존재하느냐’는 즉시연금과 관련한 질문에 “약관에 그런 문구는 없지만 산출방법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한다고 돼 있다. 이에 사실상 약관에 포함됐다”는 취지의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는 답변을 취했다. 이에 당시 자리한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이 부사장에게 “누가 아느냐 그걸. 왜 삼성생명 입장에서만 생각하느냐”며 질책했다.

당시 함께 자리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약관의 내용이 불투명할 경우에는 보험사가 부담하게 돼 있다. 재조사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즉시연금은 가입자의 보험료 중 일부를 만기보험금 재원으로 공제 후 연금을 지급하지만 약관엔 뚜렷한 설명이 없었다. 삼성생명이 산출 방법서를 기반으로 만기보험금을 정한다는 약관 내용을 들며 소비자에 설명이 됐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이는 결국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후 삼성생명은 논란의 즉시연금과 관련해 소비자와 원만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했을까. 여전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정황을 살펴보면 국회의원의 호통은 삼성생명에겐 그저 스쳐지나가는 잔소리였을 뿐이었고 금감원이 해당 보험사 가입자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도 삼성생명에게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여기에 더해 삼성생명을 둘러싼 악재가 여럿 겹쳐 지난해 국감에서 호되기 질타를 받으며 눈까지 질끈 감던 이 부사장의 바통을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이 이어 받을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 출석했던 이상묵 당시 삼성생명 부사장은 여러 질책에도 꼿꼿한 자세로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국감을 진행하던 국회의원이 강한 지적이 제기될 때 이 부사장은 두 눈을 질끈 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국감에 출석했던 이상묵 당시 삼성생명 부사장은 여러 질책에도 꼿꼿한 자세로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국감을 진행하던 국회의원이 강한 지적이 제기될 때 이 부사장은 두 눈을 질끈 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금융당국 경고에도 마이웨이…소비자만 분통 

이와 관련 4월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56명과 삼성생명과의 첫 소송 공판에서 재판부는 1차적으로 삼성생명이 잘못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월 지급 연금액이 어떤 식으로 계산된다는 계산식만 약관에 있었다면 가입자들이 상품에 가입할 때 이를 고려했을 테고 다툼도 없었을 수 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로 예정된 금감원의 삼성생명 대상 종합 검사에서 강도 높은 감사가 시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종합검사는 특히 앞서 축소됐다가 지난해 윤 금감원장의 취임 후 제도가 되살아났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며 올해 조직도 개편한 바 있다.

26일부터 금융감독원은 삼성생명에 대해 사전 종합검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본검사는 내달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소비자보호와 보험금 지급, 지배구조 등에 관한 사항이 검사 대상인데 말 많던 즉시연금 관련한 내용은 의외로 종합검사 내용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해당 문제는 국감에서 다뤄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삼성생명 사옥.
삼성생명 사옥.

삼성생명 내세우며 가짜상품 판 보험설계사 적발돼도 모르쇠

최근에는 10년 넘게 이 회사에서 근무한 보험설계사 A씨가 가짜상품으로 무려 125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A씨는 자신을 ‘보험왕’으로 홍보하며 증권사가 운영하는 고수익 ‘VIP 예금 상품’을 미끼로 100여명의 투자자들을 모았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보험왕도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일로 투자자들은 삼성생명을 믿고 피해를 입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A씨가 개인사업자란 이유로 개인 일탈로 정의하고 있다. 결국 삼성생명의 브랜드를 믿고 투자한 고객들만 봉이 된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생명은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 관련 삼성생명 등 삼성 관계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참여연대의 고발로 이루어진 수사와 관련해 수조원에 육박하는 삼성물산의 현금성 자산 등이 사실상 누락된 정황 등이 온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어 삼성생명이 국감에 불려나간다면 이 사안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측은 국감 증인 채택 가능성이 높은 최근 현안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 회사 홍보담당은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아직 전해진 바 없다. 회사는 정상적으로 경영되고 있고 금감원의 종합검사 또한 검사기관의 일정에 따를 계획이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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