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오토바이 사업까지 등장

인도의 공유오토바이 서비스인 바운스. (사진=포브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공유경제 분야에서 성장가도를 달려온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의 성공신화에 금이 가고 있다. 기존 사업 모델의 지속성을 의심받는 상황인데다 매출을 늘려도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수익구조로 시장에서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서 통과된 ‘AB5' 법안은 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우버 운전사와 같은 근로자들을 임시직이 아닌 직원으로 처우해야 한다는 뜻이다. 노동자가 특정 회사의 일상적인 사업 업무를 수행한다면 임시직 형태의 개인사업자가 아닌 직원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우버·리프트 등 차량공유나 배달 업체 직원들은 최저임금, 유급 병가 등을 법적으로 보장받게 되었다. 반면 해당 기업들은 그만큼 많은 고용비용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에 월가 등은 우버 등 모빌리티 사업의 지속성에 회의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러한 흐름 속에서도 유독 모빌리티 열풍이 지속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인도다. 다소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도의 모빌리티에 대한 애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우버가 알려지기도 전에 일찌감치 인도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현재는 토종 경쟁업체인 올라가 주도권을 확보한 느낌이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올라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며 올라 대세론에 불을 지폈다. 올라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우버와는 달리, 처음부터 중소도시와 근교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려 노력했고 이를 위해 기존 승용차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교통수단인 오토릭샤(세 바퀴 오토바이) 기사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했다.

바운스의 안내화면. 뱅갈루루 시 외곽 기준으로 9분 거리에 가장 가까운 오토바이 거치대가 있다. (사진=박종호)

이와 같은 활약에는 역설적으로 인도의 열악한 교통인프라와 경제사정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워낙 인구는 많고 국토도 넓지만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기 힘들다보니 교통수요는 늘 넘친다. 도로 정비가 미비해 짧은 거리도 멀리 돌아가야 할 일도 많고, 우기에는 도로가 늘 물바다가 된다. 단거리를 중심으로 두세명을 실어나르기 용이한 오토릭샤가 발달한 이유다. 동남아 등지에서 ‘툭툭’ 등이 활약하는 배경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건비까지 저렴하니 대개 장거리로 렌트카를 요청하면 기사가 딸려온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인도는 승용차 운전에 익숙한 사람이 드물고, 따라서 렌터카를 소비자에게 직접 맡기면 험악한 도로사정에 적응하지 못해 사고를 내기 십상”이라며 “차라리 운전사까지 제공해서 확률 높은 위험을 제거하는 편이 낫다”고 짚었다. 하지만 렌터카는 (대개 서울-대전 거리 기준으로 2만5000원 정도) 일반 서민들에게 대단히 비싼 금액이고, 기차나 버스는 현지인들에게도 번거로우니 올라와 우버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에 열광하게 된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거기에 인도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4억30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인도는 현재 스마트폰의 유일한 성장 시장으로 꼽히니, 모빌리티 기업의 인기도 당분간은 지속되리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최근에는 ‘바운스’라는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 사람들에게 오토릭샤 못지않게 오토바이는 일상적인 교통수단이다. 바운스는 바로 그 오토바이를 공유하는 스타트업이다.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것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가 차린 뉴욕의 한 사모펀드로부터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운영 방식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와 거의 같다.

바운스의 라이벌 기업인 ‘보고’. (사진=보고)

바운스 역시 곳곳에 바이크 거치대를 두고 이용자들에게 원하는 곳에서 오토바이를 대여할 수 있으며 목적지 근방에 있는 거치대에 바이크를 반납할 수 있게 했다. 이 경우 바이크 거치대의 접근성이 매우 중요한데, 거점도시인 뱅갈루루의 경우 외곽에서도 걸어서 10분 거리에 늘 거치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중심지에서는 2~3분 거리에도 거치대가 10곳에서도 넘게 발견된다. 따릉이보다 훨씬 접근성이 좋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무지막지한 교통수요를 감안하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라이벌 기업도 있다. 명실상부 모빌리티 업계 1위 올라의 든든한 후원을 받는 ‘보고(Vogo)’다. 운영방식은 바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최근 골드만삭스로부터 약 6000억원의 투자계약이 오가는 등 투자 경쟁에서는 바운스보다 한 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이들을 이용하는 일일 이용객의 수는 약 5만~7만명에 달한다. 아주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지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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