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난관 뚫고 가전업계 1위 미국 월풀社 제치며 사상 첫 매출액 1위 달성
- 프리미엄 가전 선보이고 新 가전 제품 영역 개척하며 성장
- 가전에 기술을 더한 ’스마트홈’으로 미래 전략 수행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올 상반기 LG전자는 가전 업계 1위인 미국 월풀(Whirlpool)사를 제치고 매출액 정상에 올라섰다. LG전자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의 올 상반기 매출액이 11조5687억원을 기록해 미국 월풀 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 99억4600달러(약 11조3982억원)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9 LG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LG전자 미국법인 팀 알레시(Tim Alessi) HE제품마케팅담당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9 LG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LG전자 미국법인 팀 알레시(Tim Alessi) HE제품마케팅담당이 발표하는 모습

◆ 사상 첫 가전제품 매출 1위

LG전자 H&A가 월풀의 매출액을 넘어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업계 1위 달성이 미국 시장의 난관을 뚫고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다. 세탁기 및 냉장고 등을 주력 판매하는 월풀은 2012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자 미 정부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지속 요청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월 월풀의 바람대로 수입 세탁기에 대한 큰 관세를 부과했다. 세이프가드 조치가 이뤄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수입 세탁기에 대해 향후 3년간 연간 120만 대까지는 16~20%,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40~50%의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 폭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의 미국 가전 시장 내 강세는 계속됐다. 세이프가드 조치를 두고 “의심할 여지 없이 긍정적인 촉매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던 마크 비처 월풀 최고경영자(CEO)의 말이 무색하게 월풀은 LG전자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다. 관세 조치 후 잠시 반등했던 월풀의 주가도 오히려 관세 부과 전보다 15%가량 하락했다.

LG전자 H&A의 매출액이 업계 1위를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영업이익은 이미 2017년부터 월풀을 넘어섰다. 지난해 LG전자의 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1조5248억원이었던데 반해 월풀은 3313억원에 그쳤다.

◆ 1위 배경은 강력한 브랜드 가치와 신성장동력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왼쪽)이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LG전자 오브제 론칭 행사에서 냉장고와 공기청정기, TV, 오디오 4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왼쪽)이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LG전자 오브제 론칭 행사에서 냉장고와 공기청정기, TV, 오디오 4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가 가전 업계의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로 완성도 있는 프리미엄 가전과 전통가전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시장 개척 등을 꼽았다.

최근 LG전자는 ‘LG 오브제’, ‘LG 시그니처’ 등을 통해 가전제품 프리미엄화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하이엔드 제품 비중이 올해 2분기 기준 40%에서 50%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LG 가전에 대한 ‘브랜드’로서의 인식이 매우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도 “(경쟁사들이) 하드웨어적으로 카피(모방)하는건 가능하고 따라올거라고 본다”면서도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라며 높아진 LG 가전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스타일러’와 같이 기존 가전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가전제품을 개발하면서 시장의 영역 자체를 직접 키워갔던 것도 LG전자의 성장동력이 됐다. 이에 더해 피부 홈케어 관리 기기인 ‘LG프라엘’, 가정에서 수제맥주를 제조할 수 있는 ‘LG브루어리’ 등을 선보이면서 가전제품의 지평을 더욱 넓혀가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특성을 탓에 하반기 매출이 저조해왔던 전통적 가전 시장에 새로운 가전의 개발이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한 기업 분석가도 “이 같은 신성장 가전은 에어컨과 같은 제품군에서 벗어나 계절성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가전 사업부의 계절적 변동성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래 산업으로 업계 1위 굳히나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전시회에서 인공지능 가전으로 이뤄진 주거공간 'LG 씽큐 홈'을 살펴보는 관람객들 (사진=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전시회에서 인공지능 가전으로 이뤄진 주거공간 ‘LG 씽큐 홈’을 살펴보는 관람객들.

글로벌 가전 시장이 사물인터넷(IoT)와 AI(인공지능)을 결합한 프리미엄 가전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기업이 미래전략과 프리미엄 가전의 발전 방향성도 그 궤를 같이하게 됐다. 송 본부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가전 제품이 IoT를 기반으로 연결성, 통합성으로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면서 “모든 기술은 결국 가전에서 만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출시한 가전 전 제품에 무선인터넷을 탑재하며 AI 스마트홈을 구현을 위한 인프라 확보에 미리 힘써왔다. 가전, AI 플랫폼, 센서 등이 연결된 AI 스마트홈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가전 산업은 전통적인 가전 제품의 기능에 더해 다른 산업과 함께 발전하는 융복합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 아래 LG전자는 시장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 인공지능 가전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시장에 스마트 가전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 음성인식에 아랍어와 같은 외국어를 지속 탑재해며,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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