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로 몰리는 한-중 관광객

동남아시아의 외국인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사진=FACTMAP)
동남아시아 관광이 별안간 특수를 맞았다. (사진=FACTMAP)

[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올해는 동남아시아 관광산업에 특별한 해다. 한국과 중국 관광객들이 주요 관광지였던 일본과 홍콩을 기피함에 따라 동남아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간 경제 갈등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송환법이 철폐된 현재까지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동남아 각국이 뛰어들었다. 동남아 각국은 국가 별로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체로 10% 이상이다. 거기에다 홍콩과 일본이 현재 각기 다른 이유로 관광산업의 중추에서 멀어지고 있으니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달려드는 모양이다.

실제로 동남아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은 전년도에 비해 올 1분기 약 20% 이상 상승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은 올 6월 눈에 띄게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관광청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니케이신문을 인용해 “한국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관광이 최근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내다봤다. 

베트남과 필리핀도 수혜자로 꼽힌다. 한국 관광객이 최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최소 10% 이상씩 증가했다. 여기에는 베트남의 ‘친숙함’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공장이 위치한데다가, 15만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하노이의 한 관광업체도 현지의 유력 언론은 인용해 “베트남은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시내. (사진=픽사베이)
베트남 시내. (사진=픽사베이)

접근성도 무시 못 할 요소다. 서울서 다낭까지는 비행기로 대략 4시간 반이 걸린다. 아무래도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푸켓이나 발리보다는 유리한 점이 많다. 거기에 우리 정부도 연말까지 다낭에 영사관을 개소하고, 관광 문제를 주요 이슈로 다루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태국의 관광업계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한국과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유명 쇼핑몰과 면세점 상품에 대해 최대 30%까지 공제해주는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커머스회사 위메이크프라이스(Wemakeprice)에 따르면 추석연휴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해외여행지는 1위가 다낭, 2위가 방콕, 3위가 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항상 상위권을 차지했던 도쿄와 오사카는 순위 밖이었다. 올해 1월~7월 간 한국관광객은 이전에 비해 4%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지만, 7월 한 달만 놓고 보자면 8%가 빠졌다.

대한항공 역시 최근 서울과 마닐라를 오가는 항공편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다낭과 발리행 항공편도 증설될 예정이다. 아시아나와 에어서울도 조만간 다낭을 오가는 항공편을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홍콩 시위가 문제였다. 치안 및 정서적 반감을 이유로 중국 관광객들은 동남아를 대체제로 삼고있다. 이에 1월에서 6월 간 동남아를 오간 중국 관광객은 전년 동기대비 약 10% 상승했다. 반면 홍콩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무려 31%나 줄었다. 대만도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최근 대만의 친미 정책을 핑계 삼아 단체관광을 금지하고 나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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