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의 탈을 쓴 기업들
[칼럼] 한국의 탈을 쓴 기업들
  • 이동림 기자
  • 승인 2019.09.17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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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하락 비웃는 다국적 기업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바야흐로 ‘다국적 기업’ 시대다. 지방에 스타벅스나 다이소 매장이 생기면, 이 곳은 주요 핵심 상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다세권은 주변보다 임대료가 더 비싸다. 오죽하면 맥세권(맥도날드 역세권)에 이어 스세권(스타벅스 역세권), 다세권(다이소 역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최근 한국에서 소위 가장 ‘잘 나간다’라고 하는 이들 다국적 기업은 한국에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의 공포’를 비웃기라도 하듯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막강한 자본력과 마케팅 파워를 앞세워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맥도날드의 경우 글로벌 연간 매출은 약 113조원이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동일 매장 매출이 6.5% 늘어났다.

주가 역시 주당 220달러를 상회하며 연일 상한가다. 최근 1년 사이 맥도날드 주가는 40% 이상 치솟았다. 그래서일까. 한국맥도날드는 ‘햄버거병’ 논란 이후 문제가 됐던 ‘해피밀’을 포함해 햄버거류 매출이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충성고객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아성다이소의 성장세는 스타벅스코리아를 뛰어넘는다. 지난해 아성다이소의 전국 매장수는 1300개다. 반면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장수는 1262개다. 매출도 아성다이소가 앞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1조97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의 매출은 1조5224억원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본 불매운동 대상 기업도 비껴갔다. 아성다이소는 업체 이름을 일본 다이소(대창) 산업에서 가져와 만든 합작사다. 이러한 이유로 아성다이소가 일본 브랜드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대창산업은 2001년 아성다이소에 약 40억원을 투자하며 아성산업 지분 34.21%를 인수해 현재까지 2대주주다.) 그런데 사실 대주주는 한국 기업인 아성HMP(지분 50.1%)다.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도 15.9%의 지분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성다이소는 스스로 일본 기업임을 시사했다. 최근 관계사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리앙크루 암초’로 표기했다. 프랑스인들은 독도를 처음 발견한 배의 이름을 본 따 리앙쿠르 암초라고 불렀다. 심지어 서해를 ‘황해’로 잘못 표기하다 10일 <뉴스클레임>이 문제를 지적하자 어떤 해명과 사과 없이 슬그머니 지도를 변경했다. 

다만 해당 매체는 구글의 글로벌 지도를 연동한 데 따른 것으로 고의성이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위치를 표시하는 수단으로 구글 지도만 있는 게 아니라며 대체할 서비스는 얼마든지 있다고 보도했다. 아성다이소는 일본 국적논란에 있을 때 마다 대창산업과는 완전히 별개인 한국기업임을 강조하며 일관된 주장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 일로 이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또 다른 돌발암초를 만난 셈이다. 아성다이소 측은 이번 일본해 표기 논란에 대해 지금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묵묵부답이다. 수요 둔화로 물가 수준이 장기간에 걸쳐 하락하는 디플레이션도 비껴간 아성다이소의 거침없는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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