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우울증을 앓으면 다른 질병이 최대 20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유전자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람을 우울증에 빠뜨리는 유전자를 가지면, 종종 관련없어 보이는 다양한 건강 상태를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 질병은 관상동맥 심장질환과 심지어 박테리아 감염과 같은 것들을 포함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연구는 주요 우울장애의 유전적 위험 요인을 900개 이상의 다른 질병과 연관지어 평가했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것이 항상 심각한 질병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님을 발견했다. 오히려, 우울증은 심각한 질병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우울증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일반 사람보다 신체 질환의 발병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University of South Australia)의 유전 역학자인 안와르 물루게타(Anwar Mulugeta)는 밝혔다.

물루게타는 지난 8월 19일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저널에 이번 연구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또 다른 큰 병에 시달리는 동안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것은 어쩌면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오랫동안 우울증의 근본 원인이 여러가지 병의 좀 더 직접적인 책임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왔다. 이전의 연구도 역시 우울증이 단지 마음의 병이 아니라, 온 몸이 쇠약해지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물루게타 연구팀은 ‘멘델의 무작위추출(Mendelian randomisation) 접근법을 이용해서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서 수집한 34만명의 유전체 기록을 분석했다.  많은 유사한 연구들이 이미 우울증과 개별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확립했지만, 대규모 집단에 대한 멘델 무작위추출법에 의한 분석은 우울증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립하는 데 적합하다. 

연구결과 주요 우울증에 대한 높은 유전적 위험 점수를 가지고 있으면, 환자가 적어도 20가지 다른 질병 중 하나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거나 심지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유전자들은 사람을 신체의 모든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으로 몰아넣었다. 여기에는 천식, 고콜레스테롤, 위장염, 식도염, 비뇨기 계통 장애, 심지어 대장균으로부터의 감염과 같은 다양한 조건들이 포함된다.

이 연구는 또한 일부 약물이 가진 잠재적 부작용도 강조하면서, 주요 우울증 진단을 받은 개인에 대한 처방을 감시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물루게타는 "이번 연구는 우울증이 병을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닭과 달걀' 문제를 잠재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개인도 이제 훨씬 더 나은 임상 관리와 현저하게 개선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동반질병(comorbiditie 여러 질병을 동시에 앓는 것)에 대해 검사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정확히 어떻게 우울증 유전자가 다양한 질병들을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동반질병의 목록에 나타난 위장질환의 수를 고려할 때,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약들이 내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장기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울증 관련 '동반질병'을 골라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3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앓고 있는 우울증은 우리 시대의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이다.

논문제목 : Association between major depressive disorder and multiple disease outcomes: a phenome-wide Mendelian randomisation study in the UK Bio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