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구멍 왜 있을까 연구
악어 두개골 해부학 통해 발견
‘근육이 있던 곳’ 기존 주장 뒤집어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지구상에서 가장 큰 육식 공룡 중 하나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는 머릿속에 생체 에어컨이 들어 있었다고 미국 미주리대학이 4일 발표했다.

과거에 과학자들은 T. rex의 두개골 지붕에 있는 두 개의 큰 구멍, 즉 상측두와 천공(dorsotemporal fenestra)이라는 구멍이 턱의 움직임을 돕는 근육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주리대학(MU) 의과대학 해부학 교수인 케이시 홀리데이(Casey Holliday)는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못했다.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공룡의 화석. credit : 위키피디아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공룡의 화석. (사진=위키피디아)

홀리데이 교수는 “턱에서 근육이 올라와 90도 회전한 다음 두개골의 지붕을 따라 간다는 게 정말 이상하다”고 말했다. 홀리데이 교수는 악어와 다른 파충류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이 부분의 혈관에 대한 많은 설득력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

열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는 장치인 열영상(thermal imaging)을 사용해 연구원들은 플로리다에 있는 성 어거스틴 악어농장동물원공원(St. Augustine Alligator Farm Zoological Park)에서 악어를 조사했다. 연구원들은 악어가 제공하는 증거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머리 해부학에 대한 새로운 이론과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믿는다.

“악어의 체온은 환경에 달려 있다”고 플로리다 대학 생물학과의 켄트 블리에트(Kent Vliet)는 말했다. 날씨가 서늘해져 악어들이 따뜻해지려고 할 때 열영상을 찍어보니 악어의 두개골 지붕에 있는 구멍에 커다랗고 뜨거운 반점이 나타났다.

이는 그 부분의 온도가 상승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그 구멍들은 열을 유지하기 위해 스위치를 끈 것처럼 어두워 보인다. 블리에트는 “악어들이 말하자면 교차 전류 순환 시스템이나 내부 온도 조절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전의 증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홀리데이 박사 연구팀은 악어 열영상 자료를 가지고 공룡과 악어의 화석 잔해를 조사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개골의 구멍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보았다.

연구팀은 악어를 통해 공룡의 두개골 변화를 추적했다.  credit : pixabay
연구팀은 악어를 통해 공룡의 두개골 변화를 추적했다. (사진=픽사베이)

오하이오 대학(Ohio University) 래리 위트머(Larry Witmer) 해부학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마찬가지로 악어들이 두개골 지붕에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안은 혈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남아있는 동물들의 해부학과 생리학을 이용해서, T.rex 두개골의 해부학에 대한 초기 가설들을 뒤집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해부학 레코드(The Anatomical Record) 저널에 발표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