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비, 美 커피빈 인수
-사업확대 호조…글로벌 톱 5 프렌차이즈 가시권

졸리비 매장 내부 모습. (사진=졸리비)
졸리비 매장 내부 모습. (사진=졸리비)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필리핀 최대 외식업체인 졸리비(Jollibee)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커피전문점 체인 커피빈의 새 주인이 된다. 

커피빈 지분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75%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 2013년 미국 사모펀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3000억 원에 커피빈을 인수한 바 있다. 현재 보유 지분은 75%다. 이에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은 지난달 말 미래에셋 등이 졸리비, 베트남 프랜차이즈 업체 비엣타이와 커피빈 지분 100%를 3억5000만달러(약 4100억 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졸리비가 지분 80%를 인수하고 나머지 20%를 비엣타이가 인수하는 조건이다.

졸리비의 커피빈 인수 파트너인 비엣타이는 베트남 1위 커피 프랜차이즈 하이랜드 커피, 쌀국수 브랜드 ‘포 2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졸리비가 2011년 비엣타이 지분 49%와 하이랜드의 모회사인 비엣타이 국제그룹 홍콩지사의 주식 60%을 인수하면서 계열사가 됐다. 

커피빈 매장. (사진=트위터)

◆ 달라진 졸리비의 위상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 파시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졸리비는 전 세계적으로 35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30억달러(3조5000억 원), 영업이익은 1억4300만 달러(1조7000억 원)였다. 

업계에서는 세계 6위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1위는 약 86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맥도날드이며, 2위는 30조 원을 기록한 얌 브랜드가 굳건히 자리를 지킨다. 얌 브랜드는 KFC, 피자헛, 타코 벨 등 유명 프랜차이즈를 휘하에 거느리고 있다. 3위는 버거킹, 4위는 서브웨이를 소유한 Doctor's Associate가 이름을 올렸다. 5위는 던킨도너츠다. 아시아 기준으로는 명실상부 1위의 레스토랑 업체다. 

사업 확장 속도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홍콩 딤섬 프랜차이즈 팀호완(Tim Ho Wan)을 인수했고, 9월에는 ‘아메리칸 차이니스(미국풍 중화요리)’의 원조 격인 판다 익스프레스와 50%씩을 투자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에는 미국 햄버거 체인 ‘스매시버거’ 지분의 40%를 사들이기도 했다.

스매시버거에 대한 투자는 업계를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현재는 약 200만 달러(약 2000억 원)를 투자해 8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매시버거는 현재 미국의 37개 주에 걸쳐 약 3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 자회사 ‘초우킹(Chowking)’과 ‘그린위치(Greenwich) 피자’가 미국 전역에서 운영하는 85개의 매장을 합한다면, 미국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졸리비가 차지하는 위상은 결코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졸리비 런던매장 오픈 당시의 광경. (사진=bbc)

졸리비의 향후 계획은 단순하다. 탄 캇티옹 회장은 최근 “졸리비는 필리핀 내에서는 매년 300개의 신규 점포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미국과 중국에서의 매출을 끌어올려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30%에서 추후 50%로 늘려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한 관계자 역시 “졸리비는 최근 향후 5년 동안 미국에 150개, 캐나다에 100개의 점포를 각각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의 맨하탄, 베트남, 브루나이, 싱가포르, 홍콩 등에는 이미 진출에 성공한 상태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령 괌에도 점포를 확장했다. 현재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글로벌 톱 5위 레스토랑업체 등극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우리 돈으로 약 1조 원 가량의 신규 투자 및 인수에 필요한 자금도 확보한 상태다.

졸리비 탄 칵티옹 설립자. (사진=포브스)

◆ 설립자 탄 칵티옹은 누구?

졸리비 설립자인 토니 탄 칵티옹은 중국 푸젠성에서 필리핀으로 옮겨 정착했다. 1975년 졸리비 1호점을 창업했다. 처음에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시작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햄버거와 샌드위치 등 식사 메뉴를 추가했다. 이후 아이스크림보다 식사 메뉴가 더 잘 팔리면서 패스트푸드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졸리비는 사업 초창기인 1980년대 초반 맥도날드와 KFC 등 글로벌 경쟁사가 필리핀 시장에 입성하면서 위기를 맞을 뻔했다. 하지만 칵티옹 설립자는 자신이 이들보다 필리핀 시장을 더 잘 안다는 점을 활용했다. 당시 그가 고안했던 지역 특화 메뉴는 오늘날까지 졸리비의 베스트셀러 메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단맛을 선호하는 필리핀 사람들의 특성을 고려해 내놓은 스파게티 메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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