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맹근 교수 “물류시장, 대전환 임박”
[인터뷰] 김맹근 교수 “물류시장, 대전환 임박”
  • 최진영 기자
  • 승인 2019.08.27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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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의 활성화가 시장 주도
-새벽배송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듯
-최신트렌드 알려면 콜드체인에 주목해야
김맹근 前 서경대학교 외래교수. (사진=최진영 기자)

[데일리비즈온 이은광·최진영 기자] 단순히 물건을 전달해주는 데 그쳤던 물류업계에 ‘대전환’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물건을 파는 데 집중했던 업계의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배송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를 ‘라스트마일’이라고도 부른다. 워낙에는 사형수가 사형집행장으로 걸어가는 마지막 길을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배송 단계 중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단계를 뜻하는 용어로 굳어졌다. 소비자와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단계다. 여기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기업의 미래가 어두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본래 의미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

김맹근 前 서경대학교 외래교수 역시 “업체 간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바닥을 치는 현 상황에서, 라스트마일을 차지하지 못하면 기업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 대표적이다. 직접 매입한 상품에 한해 다음 날까지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서비스로 한 걸음 치고나가는 모양새다. 김맹근 교수 역시 이를 인정하면서도, “새벽배송과 신선물류에도 주목할 요소가 많다”고 주장한다. 이 둘을 빼놓고는 물류의 트렌드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30년 물류 전문가’인 그를 직접 만나, 물류 시장 전반을 짚어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에 따른 물류전쟁이 핫이슈라고 늘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향후 시장 동향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전자상거래라는 것은 워낙 국경을 초월합니다. 가상의 공간에서 일어나기 떄문에 특별한 매장이 필요하지 않고, 필요조건이 덜한 편입니다. 인터넷 세상 아닙니까. 미국의 백화점이나 월마트들이 폐점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입니다. 물론 온라인상의 거래 활성화 때문입니다. 그러니 뉴욕의 100년 된 백화점도 없어지고 있고, 이마트도 매장 수를 늘리지 않고 있어요. 

해외 직구라든지, 역직구의 발달도 생각해 보세요.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어졌죠. 오늘날 스마트폰이 티비와 노트북을 합쳐놓은 개념이기 때문에, 모든 거래가 모바일 상에서 이루어지죠. 택배 물량의 속을 들어다보아도 전자상거래 물량이 3분의 2 이상입니다.  

저는 흐름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방금 말씀드렸듯,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이며, 두 번째는 새벽배송, 세 번째는 신선물류가 그것입니다.

새벽배송은 마켓컬리 같은 업체를 말씀하시는 것이죠?

맞습니다. 새벽배송은 전날 밤 11시까지 신선식품의 가정간편식 식재료를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6~7시경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이지요. 주 고객으로는 30~40대 젊은 맞벌이 또는 워킹맘 등의 고객입니다. 바쁜 아침에 집에서 간편하게 신선한 재료로 쉽게 조리하여 아침 한 끼를 즐기려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켓컬리가 그렇지요. 우유나 반찬과 같은 식료품을 공급하면서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이 생각보다 컸던 겁니다. 그렇다보니 요즘에는 대기업이 새벽배송에 뛰어들면서 배송시장의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습니다. 업체들의 경쟁으로 배송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배송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고요. 물론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더 커졌습니다.

이미 GS리테일, 롯데슈퍼 등이 뛰어들었고, 얼마 전엔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까지 가세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이동통신업체와 편의점 업체의 동맹은 흥미롭습니다. 작년 SK텔레콤이 ‘CU’를 운영하는 BGF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거든요. 저는 대기업들의 진출이 오히려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맹근 교수. (사진=최진영 기자)

신선물류는 어떻습니까?

보통 콜드체인이라고 합니다. 온도에 민감한 식품과 의약품의 경우, 화학적, 물리적 변화를 늦추기 위하여 신선물류기술이 필수적이며, 여기에는 냉동·냉장 포장기술, 트럭, 열차, 해상 및 항공카고 기술, 물류경로설계 및 유기적 통합, 모니터링기술 등의 융복합기술이 적용됩니다.

활성화된 지는 한 2년 3년 됐어요. 그런데 콜드체인을 구축하려면 시설투자를 많이 해야 해요. 이미 몇 개 업체가 평택 등에 대규모 냉동창고를 짓기도 했어요. 생산지에서부터 저장 및 유통 과정에 걸쳐 소비지까지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도록 식품의 신선도와 안전을 물류서비스의 각 단계에서 확보해야 합니다. 사실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죠. 다 수요가 있으니 요즘 세상에서는 이러한 것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국내 물류기업들은 중국 콜드체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이 대표적입니다. 몇 년 전 중국 최대 냉장‧냉동 물류업체 룽칭물류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법인명이 CJ로킨로 바뀌었는데요, 현재는 중국 48개 지역 배송 거점과 22개 도시 보관 거점 등 인프라를 통해 콜드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선물류 분야는 물류시장에서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신선물류는 온도, 습도 등 주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한 식의약품, 헬스케어, 전기전자 제품의 품질을 보전합니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라지만, 아직 국제표준화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합니다. 그 점이 관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물류의 산업영역은 신선식품, 의약품뿐만 아니라 페인트, 화훼, 가공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기 때문에 타 분야 확장성과 부가가치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신선물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형편입니다. 실제 물류과정에서 반복적인 제품손상과 에너지 낭비, 비효율적인 물류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맹근 교수. (사진=최진영 기자)

인터넷 거래 덕분에 가능한 논의들이겠네요.

이커머스업계의 생존게임이 다시 시작된 셈이죠. 롯데 3조 원, 쿠팡 2조 원, 신세계 1조 원 등 기존 유통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조(兆) 단위 베팅을 하지 않았습니까.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까지 이커머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를 둘러싼 유통 기업 간의 경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2015년 54조 원을 기록했던 온라인 쇼핑시장 거래액은 2016년 65조 원, 2017년 78조 원, 2018년 90조 원, 2019년 134조 원(전망치)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통 공룡들은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이 격변을 앞두고 있습니다. 롯데와 신세계 등 기존 유통공룡까지 이커머스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퍼부으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그 동안 주로 최저가를 놓고 경쟁해왔습니다. 대부분 이커머스 업체들이 매년 수백억 원대 적자로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가격에만 치중하다 보니 단골보다는 뜨내기손님이 많았고, 그만큼 수익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선 가격은 물론이고 여기에 더해 빠른 배송이나 상품 추천 등 사용자 경험이 온라인 쇼핑의 중요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진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IT정보기술이 중요해지면서 기존 인터넷 기업들 역시 온라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차 발을 넓히는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더욱 물류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잇는 대동맥으로, 물류가 수반되지 않으면 산업이 발전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얼마나 빨리, 다양하게 대응하느냐가 유통업계 미래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국가 간의 거래장벽 완화, 기술 및 물류정보시스템 발전 등으로 국경 간 전자상거래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의 해외매출 비중도 확대하여 해외 매출과 고객 비중을 높이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역직구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맞습니다. 요즘에는 역직구(주: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소비행위)도 활발하더군요. 그 얘기도 좀 하고 싶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너무 쉬워졌습니다. 물류에 있어서는 국가 간 경계조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솔루션 제공업체를 이용하면 클릭 몇 번 만에 역직구몰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해외직구의 대세화는 멈추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졌고, 이에 따른 합리적 소비 패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고 국가 간의 유통 경계를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화장품이라고 하더군요. 이외에 유아관련(의류, 유아용품, 분유 등) 상품들과 식품도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즉 품질 및 안전성에 민감한 상품들을 중심으로 해외직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중국이 한국 제품을 좋아합니다.

반면, 불만도 있습니다. 가령, 중국 소비자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배송시간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언어지원 문제, 시스템의 언어 및 사용설명서의 현지 언어 등 부족한 점이 많아 해외 소비자들을 유인하기에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제가 된 보람튜브 메인 화면 갈무리
100억대 강남빌딩 구입으로 화제가 되었던 보람튜브 메인 화면.

그러고 보니 중국도 유튜브를 하더라고요. 당국 규제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줄 알았는데.

물론 규제가 심합니다. 특히 정치적 성격을 띈 콘텐츠는 말할 필요도 없지요.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또 생각보다 유튜브를 이용한 비즈니스가 활발한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도 얼마 전 열 몇 살 짜리가 몇백 억을 벌어서 화제였습니다. 우리는 주력 플랫폼이 티비 피시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과정을 거쳐왔지만 중국은 바로 모바일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어느 교수님이 예전에 태양의 후예 드라마가 끝나고 모 방송국에서 강의를 하면서 나온 이야기인데, 그 드라마는 중국에서 상영을 못했대요. 전지현 나온 별에서 온 그대도 마찬가지였는데, 이상하게 드라마는 상영을 안 했는데 전지현 관련 콘텐츠는 엄청나게 팔렸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한중 합작 드라마였음에도 드라마를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알고 보니, 중국인들이 드라마를 유튜브에서 돈 주고 봤다고 합니다. 그렇게들 비싸게 주고 봐서 우리는 그 드라마로 회당 3억 벌었는데 거기는 2개월 추산 350억 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샤넬도 그 전지현 립스틱으로 1억 개 만들어서 완판을 했대요. 그 기반에는 빅데이터가 있죠. 빅데이터는 유튜브에서 나오는 겁니다. 유튜브에서 중국인들의 데이터 흐름을 보고 전지현 제품의 수요를 계산한 것입니다. 그걸 보고 1억 개의 립스틱을 만들었고, 결국 싹 다 팔았죠.  

세상을 바꾸고 있는 유튜브입니다. 

저는 유튜브의 성공을 빅데이터의 활용에서 보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시대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데에서 그치지 안고 더 나아가 보유한 데이터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유튜브는 이 점을 잘 공략한 것이죠.

물류에도 시사하는 점이 큽니다. 데이터 활용 마케팅의 최전선에는 아마존(Amazon)이 있거든요. 기존 주문과 검색 내역, 구매 희망 목록, 마우스 커서 움직임 등을 기반으로 주문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해당 고객 근처의 물류창고로 미리 발송해 놓아 운송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예측 배송’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온라인 쇼핑 결제 기록, 소셜네트워크 글, 인터넷 기사 댓글, 검색 기록, 사이트 가입 때 기입한 정보 등 모든 자취가 데이터로 쌓이는 형태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IT 환경이 우수하면서 신용카드 사용액 비중 세계 1위이며 보건·의료 부문, 지방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매일 수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규제완화가 속도를 내야하고, 기업들도 무작정 정보를 축적하기보다는 자사의 수익창출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데이터 수집 및 활용시스템 구축에 집중하는 것이 향후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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