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의 명과 암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드르에게 유행처럼 번진 간헐적 단식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픽사베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드르에게 유행처럼 번진 간헐적 단식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최근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들에게 화제가 됐던 간헐적 단식 방법에 대해 말이 많다. 의외로 양날의 검처럼 여겨지는 다이어트 방법인데 왜 장점과 단점이 극명히 갈리는지 알아봤다. 이 다이어트 방법이 나의 몸에 도움이 될지 해로울지 판단해보자.

◆유행처럼 번진 간헐적 단식, 식탐 많은 이에겐 괴로운 다이어트

이 단식 방법을 활용해 수년간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연예인 홍진영 씨는 한 방송에 출연해 다이어트에 돌입한 친언니에게 같은 다이어트 방식을 권했다. 해당 방송에서 홍 씨의 언니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를 식사 시간으로 정했다”면서도 “6시 이후 굶는 것이 괴롭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식탐이 많은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하루 종일 입에 먹을 것을 달고 산다”는 우스갯소리를 많이 듣는데 간헐적 단식을 시도한다면 하루 종일 먹는 것은 포기해야한다. 그래도 또 다른 연예인이 급한 다이어트를 위해 이틀에 한 끼를 먹는다고도 한 것을 감안하면 일정 시간이라도 먹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살이 빠진다는 점이 간헐적 단식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간헐적 단식 방법에서 음식을 먹지 않는 시간은 꼭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보통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나뉜다. 아침형은 오전 7시∼오후 3시 식사 시간을 갖는 것이, 저녁형은 오후 3시∼오후 11시에 식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참는 시간에 먹지 않는 것만 잘 지킨다면 효험을 톡톡히 본다.

장시간의 공복 시간이 몸 속을 정화해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장시간의 공복 시간이 몸 속을 정화해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몸 속 리사이클 해주는 공복 시간, 암 예방 효과도?

의학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히포크라테스는 “자연치유력이 최고다. 아플 때 먹는 것은 질병을 키우는 것”이라며 단식의 필요성을 말한 바 있다. 한 생물 전문가는 식사를 거르면 당장의 신체 변화는 눈에 띄지 않지만 몸에선 정크단백질을 분해 후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가 젊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벨 생리의학상과 연관된다. 자가소화는 이 상을 받았다. 이 원리를 생각해 긴 공복 시간동안 리사이클 시킨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7년 발표된 미영양학회지에 따르면 미국 성인 5만660명을 7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사람들의 식사습관에 따라 비만도(BMI)가 달랐다. 이에 따르면 하루 한 두 번 정도 식사를 하면서 아침을 잘 먹고 저녁과 아침 사이 공복시간이 18시간인 그룹들이 가장 낮은 비만도를 나타냈다.

간헐적 단식이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시에서 개최된 ‘2019 세계내분비학회’에서 캘리포니아대 건강과학과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간헐적 단식이 종양 생성을 늦추고 성장을 지연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방암에 대한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유방암 세포를 주입한 비만한 쥐를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은 폐경기를 겪은 여성을 가정해 난소가 없는 쥐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후 인간이 간헐적 단식을 하듯이 쥐들도 하루 24시간동안 한번만 음식을 공급받았다. 간헐적 단식을 한 쥐 그룹과의 비교를 위해 다른 그룹의 쥐들은 8시간마다 음식을 공급받았다. 실험은 3주간 진행됐다.

연구팀은 간헐적 단식을 진행한 쥐 그룹에서 ‘극적인’ 종양발달 지연 효과를 확인했다. 음식을 8시간마다 공급받은 쥐 그룹에 비해 종양 발달이 지연됐으며 종양 성장 속도도 늦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간헐적 단식 등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위암에 걸렸다는 여고생도 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픽사베이)
간헐적 단식 등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위암에 걸렸다는 여고생도 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픽사베이)

◆간헐적 단식의 위험성

하지만 간헐적 단식이 독이 된 이도 있다. 한 여고생은 간헐적 단식을 하다 위암에 걸렸다는 주장을 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어릴 때 매우 말랐지만 기관지가 안 좋아 입원을 하게 되면서 살이 갑자기 쪄 다이어트를 위해 먹고 토하는 방식의 다이어트를 했다는 여고생의 사연이었다.

이 학생은 “살을 더 빼기 위해 유튜브에서 간헐적 단식을 찾았고 1시간 동안만 먹고 23시간은 물을 마시며 단식을 했는데 1시간 동안 무시무시하게 폭식 했다”고 했다. 6개월 간 이 방식을 지속한 학생은 어느 날 명치를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내시경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위출혈이 심했고, 조직 검사 결과 위암 2기 판정을 받았다. 이 글을 쓴 학생은 이에 대해 “간헐적 단식 때문 만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 년간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위를 상하게 한 원인이 위암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차라리 뚱뚱했을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후회했다.

실제로 위산 분비가 과다한 이들은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속 쓰림 증상이 심하다. 실제 의학 전문가들은 평소 소화기관이 안 좋거나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간헐적 단식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간헐적 단식을 멀리 해야 하는 이들은 당뇨 환자들이다. 당뇨 환자는 인슐린 요법으로 혈당을 조절한다. 이들이 공복 상태를 오래 유지하면 저혈당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 거식증·과식증 등의 섭식 장애를 겪고 있거나 임신 중 또는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단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간헐적 단식을 할 때 균형잡힌 식단이 중요하다. (사진=픽사베이)
간헐적 단식을 할 때 균형잡힌 식단이 중요하다. (사진=픽사베이)

◆간헐적 단식, 하려면 제대로 알고 하자

간헐적 단식의 주의할 점은 폭식이다. 단식 후 마음껏 식사를 했다가는 체중 조절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실제로 간헐적 단식을 시행하는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먹을 수 있을 때 실컷 먹어야지”라는 생각으로 폭식을 해 간헐적 단식이 간헐적 폭식으로 변모한다.

식욕을 참기 힘들 때는 수분 섭취로 극복할 수 있다. 칼로리가 없거나 낮은 물, 녹차, 아메리카노 등을 마시면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된다. 또한 수분 섭취가 충분해지면 위장관 운동을 유도해 칼로리 소모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가짜 식욕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혹시 간헐적 단식을 시도하는 도중 공복 유지에 실패했다면 실망부터 할 필요가 없다. 잠깐 공복 유지에 실패했다고 해서 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단식에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히려 실패했다는 이유로 시도를 그만두면 폭식으로 이어져 살이 찔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실천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간헐적 단식은 최소 1~2개월 이상 꾸준히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중 식사를 할 때 설탕과 밀가루는 피해야 한다. 추천되는 식단으로는 정제하지 않은 곡물(통밀·현미·퀴노아 등), 저지방 단백질(닭 가슴살·달걀·연어 등), 불포화지방산(아보카도·오리고기·견과류 등)으로 구성된 메뉴다.

만약 간헐적 단식이 맞지 않는다면 한 달에 딱 5일만 섭취량을 800~1100kcal로 줄여 식사하는 방법을 시도해보자. 이는 ‘먹는 단식’으로 알려진 FMD(Fast Mimicking Diet, 단식 모방 식단)을 섭취하는 것으로 당·단백질·칼로리 함량은 낮고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높은 식단으로 끼니를 대체하며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이다. FMD 식단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단식을 하는 것으로 착각해 단식과 비슷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내면서 세포에 영양분 공급을 계속한다고 전해진다.

한편, 간헐적 단식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의견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호불호가 갈린다. 전문가들은 간헐적 단식이 지속되기 위해선 균형 잡힌 식단 관리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간헐적 단식은 단기적으로는 지방과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체내에 저장된 지방과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근육을 분해해 단백질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근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