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시작한 무선 이어폰의 시장 점유율 뚜렷한 증가세
-무선 전자기기 선호하는 이들 지칭하는 신조어도 생겨

무선 이어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무선 이어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최근 애플의 에어팟과 갤럭시의 버즈 등 무선 이어폰이 인기다. 차이팟이라는 별칭을 지닌 중국산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무선 이어폰의 인기에 따라 향후 출시될 스마트폰에는 유선 이어폰 단자마저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무선 전자기기의 전성시대를 짚어봤다.

무선 이어폰의 무서운 성장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2일 올 2분기 무선 이어폰의 세계시장 규모가 2700만대로 올 1분기(1750만대)에 견줘 54% 성장했다는 자료를 내놨다. 지난해 4분기 1250만대에서 올 1분기 이미 40% 증가했고 여기에 더해 올 2분기 1천만대가량을 더 판매했다. 이를 분석한 조사 업체는 올해 시장 규모를 8700만대로 예상한 바 있다.

이들은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성장세를 보면 8700만대 대비 20~30%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4월 무선 이어폰의 세계시장 규모가 2021년 270억달러(32조6000억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 역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선 아이폰의 인기는 애플이 선점했다. 그만큼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크다. 올 2분기 애플 에어팟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3%다. 올 1분기 대비 판매 증가율은 37%였다. 이들을 추격하는 곳은 삼성전자였다. 이 회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8%대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판매량은 69% 증가했다.

무선 이어폰의 대세를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이끈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갤럭시S10을 출시하며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새로 선보였고 애플은 지난 4월 ‘에어팟 2세대’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른바 차이팟이라는 별칭을 지닌 샤오미 큐시와이(QCY) 등 이들 제품보다 저렴한 중국 제품들의 성장세도 뚜렷했다.

애플은 에어팟을 출시해 큰 인기를 견인했다. (사진=픽사베이)
애플은 에어팟을 출시해 큰 인기를 견인했다. (사진=픽사베이)

무선 이어폰의 인기는 편리함도 요인이겠지만 이른바 패션 악세서리로 통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독보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며 아이폰을 판매해온 애플은 이제 에어팟 등 주변기기로 아이폰 판매 부진을 만회할 정도다. 올 2분기 애플 실적에 따르면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지만 에어팟을 포함한 웨어러블 등 주변기기 매출은 48%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아예 이어폰 단자 구멍(3.5mm)을 없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은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무선 이어폰의 획일화를 꿈꿨다. 지난 2015년 애플이 2016년 에어팟 출시로 유선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3.5㎜ 구멍을 최초로 없앤 바 있다. 삼성전자도 대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선 이어폰을 쓰다보면 종종 불편함을 유발한다.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이어폰이 꼬여 넘어질 수도 있다. 오래 쓰다 보면 줄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다. 무선 이어폰의 인기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선이 없어서 편한 것은 이어폰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미 과거부터 무선 전화기, 무선 마이크, 무선 청소기 등이 출시돼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품이 됐다. 무선 전기 제품은 과거 유선 전자기기를 이용한 통신 시도의 성공에 감격했던 것을 생각하면 배부른 자의 여유로움 그 자체다.

전자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싶은 소망에 따라 탄생한 무선기기

블루투스가 무선 기기를 가능하게 했다. (사진=픽사베이)
블루투스가 무선 기기를 가능하게 했다. (사진=픽사베이)

1837년 모스 부호를 고안해 64Km 떨어진 사람끼리 부호를 통해 정보를 소통(1844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세계 최초의 유선 전신이었다. 또 지난 1876년 미국에서는 알렉산더 벨과 엘리샤 그레이가 특허를 출원한 유선 전화가 목소리를 먼 곳으로 전달했다.

이후 무선 전신을 통해 음악을 전달하고자 했던 인류의 소망으로 라디오가 탄생했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음악을 듣고자 하는 소망으로 이어져 CD플레이어, MP3플레이어를 탄생시킨다. 아무리 편리한 휴대용 전자기기더라도 유선 이어폰과 유선 충전기는 필수적이었다. 음악 파일 전달에도 전선이 사용됐다.

하지만 더욱 편리함을 원한 사람들로 인해 블루투스(Bluetooth)가 탄생했다. 블루투스는 지난 1994년 에릭슨이 처음 개발한 단거리 무선 통신 기술의 산업표준을 일컫는 명칭이다.

오늘날 무선 이어폰을 가능하게 한 블루투스의 이름은 흥미롭게도 10세기 덴마크 왕의 별칭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블루투스의 표기는 인텔의 한 엔지니어의 제안에 따라 당시 북유럽의 룬 문자로 하랄드 블라톤의 앞 글자를 표기한 문자를 차용했다.

이어폰에서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는 차량에서도 편리함을 발휘한다. 통상적으로 사전에 한 번만 설정해두면 탑승 시점과 동시에 차량과 스마트기기가 연결되어 전화 송수신과 음원 재생이 자유롭다. 운전하며 전화 통화나 음악 감상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무선 이어폰뿐만 아니라 무선 마우스와 무선 키보드의 제품 비중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사진=픽사베이)
무선 이어폰뿐만 아니라 무선 마우스와 무선 키보드의 제품 비중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사진=픽사베이)

다음 과제는 장거리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하는 무선 전자기기

다만 블루투스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이라는 점이다. 블루투스는 아직 연결 작동 대상 기기끼리 가까워야 하며 선을 연결한 것에 비해 작동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편리하게 전자기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욕망이 무선 제품을 만들어냈다. 이 연결고리는 블루투스였다. 이제 전자 기기 업체의 숙제는 무선이 아니라 무선을 통한 기기의 지속성과 먼 거리에서도 작동되는 기기다.

최근에는 무선 기기를 애용하는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단어도 생겼다. 그 이름은 ‘호모 와이어리스 사피엔스’다. 마치 무선 기기가 인류의 새 역사를 썼다는 것을 기록하고자 하는 단어로도 보인다.

실제로 무선 이어폰뿐만 아니라 여러 무선 기기들의 시장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GPK(비계임용 기준)에 따르면 국내 마우스 시장에서 무선 제품 수량 비중은 지난 2014년36%에서 2018년 54%로 증가했다. 키보드 중 무선 제품 수량 비중은 24%(2014년)에서 28%(2018년) 증가했다. 이들을 모두 포함하면 31%에서 52%로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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