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육성 위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분투
-공유경제 지원 통해 사업 리스크를 극복필요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후진국 대열을 벗어나고 있는 방글라데시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산업으로 또 한번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 방글라데시의 ICT산업 육성 전략

방글라데시는 2011년부터 9년간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들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러 기관과 언론에 의하면 무역전쟁으로 시름하고 있는 중국의 뒤를 이어 차세대 제조업 허브로도 주목받고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한 가지가 더 추가됐다. ICT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셰이크 하시나 총리를 중심으로 향후 2020년까지 연 7~8%대의 경제성장률을 목표하고 있다. 기존에 산업을 이끌던 제조업, 건설업에 더해 ICT산업을 육성하려는 중장기적 정책목표 ‘디지털 방글라데시 2021’가 이를 방증한다.

이에 방글라데시의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의 수출액은 약 8000억원에서 이번 회계연도 안에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글라데시의 로컬 기업 테크노헤이븐의 CEO이자, 방글라데시 소프트웨어&IT서비스 협회의 공동 창립자 하비불라 카림은 니케이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까지 IT 수출액 5조원 목표에 대한 질문에 “매우, 매우 힘든 목표이지만 그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의 정책적 목표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으로는,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방글라데시의 우버, 파타오(PATHAO)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유니콘 ‘고젝(GO-JEK)’으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았다. 모바일 금융을 담당하는 바카시(bKASH) 역시 4월에 알리바바의 한 축인 알리페이가 20%의 지분 구매를 단행한 적이 있다. 한 컨설팅 기업의 CEO인 칼리드 역시 사모투자를 중심으로 혁신과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유오피스를 위한 노력도 빠질 수 없다.

한-방글라데시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하는 이낙연 총리. (사진=연합뉴스)
한-방글라데시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하는 이낙연 총리. (사진=연합뉴스)

◇ 왜 공유오피스 사업은 유망한가?

실제로, 공유오피스를 포함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러 정부 정책이 도입되었다. 우선, 방글라데시 정부는 국내외 IT 기업에 대해 7년 동안 세금을 면제하고, 전자상거래 기업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VAT)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며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과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에 힘쓰는 정책 분위기에 부응하듯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는 공유오피스 분야 스타트업이 성행 중이다. 공유오피스는 다변화하는 기업 형태와 소규모 창업자들을 위한 공간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자본력이 약한 스타트업과 소규모 벤처 기업 등은 이를 통해 창업 초기 자본금 부담을 덜 수 있어, 공유오피스 분야의 성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 평가된다. 

이는 우리 정부에서도 관심을 쏟는 사항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방글라데시와의 협력을 위해 에너지 기반시설, ICT 분야 협력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지난달 다카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방글라데시 비즈니스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와 기업은 앞으로도 방글라데시의 발전과 도약에 동반자로서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첫번째로 에너지와 기반시설에서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ICT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과 유수기업을 보유한 한국이 ‘디지털 방글라데시’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이미 ICT 교육훈련센터 건립, ICT 무선통신망과 국가정보통신망 구축 등을 통해 방글라데시 ICT 산업 발전을 지원했고 올해에도 ICT 센터 추가 건립과 초청연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orld Bank 사업환경평가(Ease of doing business) 순위 (사진=Worldbank)
World Bank 사업환경평가(Ease of doing business) 순위 (사진=Worldbank)

실제로, 방글라데시 내 공유오피스 분야 대표 스타트업인 Moar의 경우, 2015년 설립되어 수도 다카에 3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곧 추가적인 3개 지점의 운영도 목표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자랑하듯, 도시지역 내 상업지구의 임대료가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소규모 창업자들은 이에 임대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공유오피스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공유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스타트업 Moar의 대표이기도 한 나빌라 노우린는 최근 코트라 방글라데시 다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모든 기업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존재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공간과 지식에 대한 제약이 많다”고 밝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우린은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Moar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방글라데시는 기업환경평가에서 190개국 중 176위로 사업하는데 있어 다양한 리스크가 상존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위기를 기회 삼아 방글라데시의 공유오피스 스타트업은 외국계 기업 및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돕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하고 있다. 또한 공유오피스 스타트업이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컨설팅 프로그램의 진행과정에 방글라데시 투자청이 협업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방글라데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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