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바이오 가스 생산에 훌륭한 원자재
-10억㎥ 가스, 2년 안에 바이오 가스로 대체하는 것 목표
-해조류 활용해 바이오매스 에너지 관련 실험·연구 진행 중

해조류(사진=픽사베이)
해조류(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심은혜 기자] 네덜란드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재생에너지 소비량 비중을 높이기에 나섰다. 특히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목표에 기여하는 바이오매스 생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매스의 원료 중에서도 녹색 황금이라 불리는 ‘해조류’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네덜란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도 이하로 유지하는 목표가 생겼다. 협정 참여국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목표는 2050년 안에 네덜란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80~95% 가량 줄이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2018년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6.6%에서 7.3%로 증가했다. 정부는 관련 기관들 간 체결된 지속 가능한 에너지 협정에 근거해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재생에너지 소비량 비중을 오는 2020년에는 14%, 2023년에는 16%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네덜란드는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지속 가능한 전력의 비중이 2016년 12.5%에서 2017년 13.8%로 증가했다. 2017년 지속 가능한 전력 생산량은 170억 kWh으로 전년(150억 kWh) 대비 크게 늘었는데, 그 중 ‘바이오매스’는 60%의 비중을 차지한 풍력발전 터빈에 뒤이어 30%의 비중을 차지했다. 네덜란드 재생에너지의 최종 소비는 전기에너지(43%), 열에너지(48%), 바이오연료(9%) 등의 형태로 이뤄져 있다.

바이오매스(Biomass)는 전기, 열, 가스 생산에 사용되는 식물·동물성 물질로, 다양한 산업 공정에서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바이오 에너지다. 최근 바이오 기반 경제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바이오매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해조류는 옥수수, 사탕무와 같은 일반적인 재료 대신 바이오 가스 생산에 훌륭한 원자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덜란드의 유류 플랫폼 엔지니어링 업체인 Inrada 관계자는 “친환경 가스 생산에는 다량의 바이오매스가 필요한데, 육지로부터의 생산량은 충분하지 않아 바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수생 바이오매스로 식량작물과 농경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네덜란드는 약 400억㎥의 천연가스(Natural Gas)를 사용했다. 바이오매스는 풍력에 이어 비중이 두 번째로 높아 네덜란드 경제부는 10억㎥의 가스를 바이오가스로 대체하기 위해 바이오매스 가스 생산을 적극 검토하는 중이다. 

해조류 활용한 다양한 실험·연구 진행

MacroCascade 프로젝트(자료=macrocascade.eu, 코트라)
MacroCascade 프로젝트(자료=macrocascade.eu, 코트라)

네덜란드는 EU의 바이오에너지 원천으로서의 해조류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2016년 10월, 유럽 기업 및 연구기관 컨소시엄은 MacroCascade 프로젝트를 위해 EU로부터 420만 유로를 지원받아 생존가능성 평가, 재배된 해초 공정의 생물-경제학적 영향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물을 만들어냈다. 이 프로젝트는 해조류 바이오 리파이너리(Bio-refinery,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의 개념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 EU의 연구 및 혁신 지원 프로그램인 Horizon2020의 일환이다.

Inrada는 1헥타르(1㏊, 1만㎡)당 800톤의 해조류를 생산할 수 있는 해상 플랫폼 만들었다. 지름 113m, 면적 1헥타르인 이 플랫폼은 작은 해조류가 로프를 따라 몇 센티미터 간격으로 둥근 모양을 형성하는 강화된 튜브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조류는 2~3개월 뒤에 수확된다. 해조류는 대형 생물반응기(Bioreactor) 안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어 가연성 메탄가스 2/3, 이산화탄소 1/3과 소량의 수소 및 황화수소로 이루어진 바이오가스 단계로 전환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설치된 Inrada의 해조류 플랫폼(사진=duurzaamplus.nl)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설치된 Inrada의 해조류 플랫폼(사진=duurzaamplus.nl)

최근 네덜란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앞바다에서 실험을 진행했으며, 연간 160,000m³의 바이오가스 또는 120,000m³의 메탄가스로 변환되는 800t의 해조류 바이오매스를 수차례 생산했다. 

Inrada 관계자에 따르면 북해의 12km x 10km에 해당되는 면적은 잠재적으로 10억m³의 해조류 바이오가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모 등의 문제로 아직 이 사업에 적합한 기업 및 기관을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식품 및 바이오연구소와 와게닝겐 식물 연구소는 수생 바이오매스의 가치 평가와 지속가능한 생산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수생 바이오매스는 미세조류, 해조류, 수생식물 등으로 생산되며, 바이오매스에 대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와게닝겐 식품 및 바이오연구소는 미세조류의 생산과 수확뿐만 아니라 녹조 특화 바이오 리파이닝 기술도 적극적으로 개발 중이다. 또한, 해조류에서 식품, 생물 분해성 플라스틱, 사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단백질과 당분 등을 추출하기 위해 바이오 리파이닝에 더욱 집중하고 있으며, 연구 이후 남은 재료는 바이오가스 등 바이오연료 생산에 활용한다.

2018년 네덜란드 응용과학 연구소는 녹색 연료, 플라스틱의 기초 재료, 식품 성분의 연구를 위해 새로운 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네덜란드 북부에 설립된 연구소는 바이오매스를 녹색 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 개발의 진전을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밝히며 “2018년 11월에 설립된 이 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하루 50kg 규모의 해조류를 공정에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조류는 순환경제의 기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상에서의 대규모 재배는 연안 풍력발전소 및 양식장과 쉽게 결합될 수 있으며, 특히 양식장과 결합하게 되면 해조류가 물의 노폐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가치 있는 공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와게닝겐대학연구센터 측은 “향후 몇 년 안에 해조류 생산을 늘려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또한 바이오연료용 화학성 원료 생산 등 기존 해조류 산업에서 생산된 부산물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35년에는 네덜란드 해역에서 나는 바이오매스로 53PJ(페타줄) 이상의 일차 에너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2017년 네덜란드의 천연가스회사인 Gasunie의 의뢰로 진행된 DNV GL(국제 인증 및 연구기관)의 연구에 대한 결과로, 2035년에는 해조류 등 네덜란드 해역에서 나온 바이오매스가 전체 잠재 바이오매스의 26%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35년 네덜란드에서 총 203PJ의 바이오매스를 바이오가스 생산에 사용할 수 있으며, 이 중 해조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조류에서 나오는 바이오연료는 네덜란드 에너지 수요량의 10%를 충분히 만족시킬 전망이다. 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네덜란드 북해의 9%에 해당되는 면적에서의 해조류 재배로 네덜란드 모든 가정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바이오연료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소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무역관 담당자는 “반도국인 한국의 경우, 해조류는 이미 식품으로 친숙하지만 해조류의 바이오 리파이너리와 다른 수생 바이오매스 등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열려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바이오 에너지뿐만 아니라 다른 혁신적인 제품의 생분해성 원료도 될 수 있어 더욱 다양한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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