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유니콘의 명과 암
잘나가는 유니콘의 명과 암
  • 서은진 기자
  • 승인 2019.08.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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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자본 전성시대에 가려진 민낯
유니콘의 전성시대. (사진=포츈)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예비 유니콘 스타트업이 잇따라 해외 자본 시장 러브콜을 받고 있다. 유니콘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자본이 발붙이기 어려운 현실이다.

한국 자본시장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해외 자본에 의지한다. 좋게보자면 그 덕에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라는 연합체도 생겼다. 이제는 제법 큰 규모를 가진 대형 스타트업, 유니콘들도 속속 등판하고 있다.

다만 예비 유니콘이 거액의 해외 자본, 특히일본과 중국 자본 유치에 대한 정서적 반감도 상당하다. 한일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며 그 어느 때보다 민족주의적 관념들이 기승을 부리는 지금, 유니콘의 국적을 묻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니콘 기업 성장에 걸맞게 국내 벤처 자본 시장의 글로벌화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 예비 유니콘, 잇단 해외 자본 유치

일찍이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홍콩의 투자사인 에스펙스 및 클라이너퍼킨스 등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6400만달러(약 770억 원)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약 22억달러(약 2조7000억 원)로 인정받았다. 토스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3000억 원이다.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여행·숙박 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털과 경영권를 포함한 지분 매각을 협의했다. 위드이노베이션 지분 85%가 거래 대상이다. 심 전 대표와 계열사가 갖고 있는 위드이노베이션 지분 52%와 2대주주인 토종 PEF JKL파트너스 보유 지분 18%에 한국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FI 및 소액주주 지분 15%가 포함됐다. 인수 가격은 약 2500억원이다. CVC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인수한 뒤 약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해 보유 지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는 대주주의 사법 처리 위기 해소가 투자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심 전 대표는 2018년 11월 자신이 소유한 웹하드 사이트가 음란물을 유통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가 최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여기어때가 지난 6월 CVC캐피털과 투자유치를 진행했다가 무산된 것은 심 전 대표가 받은 경찰조사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해가 풀린 만큼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빨리 유니콘 반열에 오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야놀자는 6월 싱가포르 투자청과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 등으로부터 2128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기업으로 올라섰다.

마켓컬리 광고. (사진=마켓컬리)

◆ 마켓컬리의 고민

시장을 돌아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유니콘들에 엄청난 해외자본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현재 진행형인 경우도 있다. 여기어때는 지난 6월 CVC캐피털과 투자유치를 진행했다가 최근 다시 협상을 시작했고 마켓컬리는 김슬아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전제로 해외 자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켓컬리는 5월 중국계 사모펀드인 힐하우스캐피탈로부터 35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마켓컬리가 해외 자본 유치에 나선 것은 신세계에 이어 롯데까지 뛰어들어 새벽배송 시장 경쟁이 치열해 졌기 때문이다. 실제 마켓컬리 영업손실은 점점 늘어나는 모양새다. 2018년 기준 매출은 15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상승했지만,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3배 규모인 337억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TV광고와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손실 규모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마켓컬리 투자자 중 국내 투자자들이 발을 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국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마켓컬리 주식을 중국계 주주인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와 힐하우스캐피탈 등 중국계 사모펀드에 넘기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여기어때의 유니콘 등극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사진=여기어때)

◆ 국내 자본만으로 ‘더 큰 성장 어려워’

업계에서는 해외 자본 유치가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해외 자본을 유치한 사실 언급을 부담스러워 한다. 국내 소비자가 타깃인 B2C기업인만큼 부정적 인식이 쌓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자본 유치 기사에는 ‘한국에서 돈 벌어 외국 자본에 넘기냐’는 댓글이 심심찮게 달린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는 해외 자본에 국내 회사가 넘어간다고 보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관련 기사에 계속 악플이 달린다”라고 말했다. 대체재가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부정적 이미지는 자칫 소비자가 경쟁사로 대거 빠져나가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일본과 외교 관계가 악화되자 일본 자본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특히 더욱 예민한 모습이다. 

실제 이미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기업은 해외 투자 자본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한다. 스타트업 전문 리서치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9개 유니콘 기업이 유치한 투자 총액 6조1532억 원이다. 이 중 미국과 중국, 일본 3개국 투자액이 5조4398억 원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한국 자본이 이들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3000억 원대로 전체의 5%다.

국가별로는 일본 자금(소프트뱅크 비전펀드, SBI홀딩스, SBI인베스트먼트 등)이 3조4076억 원으로 전체 유니콘 투자액의 55.4%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 자금(블랙록·세콰이어·골드만삭스 등)이 1조2802억 원으로 20.8%, 중국 자금(텐센트·힐하우스 등)이 7520억 원으로 12.2% 등 순이었다. 유니콘 기업 중 위메프(100%), 야놀자(38%) 등만 한국 자본이 많았다. 나머지는 대부분 한 자릿수 또는 10%대에 머물렀다. 쿠팡과 엘앤피코스메틱은 한국 자본이 없다. 지피클럽의 해외자본 비율은 750억원을 투자한 미국 골드만삭스가 보유한 지분 5%다. 

한국 자본은 펀드와 투자 규모 모두 작다보니 유니콘을 꿈꾸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한계를 노출한다. 유니콘들이 성장궤도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해외 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2010년대 중반을 지나며 스타트업 옥석가리기가 일정정도 완료되며 유니콘 군단이 등장했고, 이들이 최근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시기가 겹치면서 해외 자본 유치 문제가 필요이상 증폭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국의 유니콘기업 개수는 9개다. (사진=픽사베이)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역대 최고치라는 지난 1분기 벤처투자액 가운데 투자기업당 평균투자금액은 18.1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분기 17.9억 원보다 상승했다지만 해외 자본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작다. 정부가 스케일업 펀드 조성 등의 정책을 펼치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관련 규제 완화도 더욱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본에 국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한국 유니콘 기업을 둘러싼 투자 시장에서 자본의 국적은 더욱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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