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최초 동시 작업 수행 로봇

사진=하버드대
사진=하버드대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웨어러블 로봇(착용 로봇)이 나날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본지는 하반신 마비 장애를 입은 이를 우뚝 서서 걷게 만드는 웨어러블 로봇을 소개한 바 있다. (관련기사▶ ‘생체공학 로봇, 하반신 마비도 걷게 한다’) 이번엔 걷기와 달리기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돼 화제다.

현재까지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은 지금까지 없었던 상황이어서 더 의미 있는 이번 소식은 한미 공동 연구진의 성과다. 이들은 세계 최초 걷기와 달리기를 모두 도울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코너 월시 미국 하버드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이기욱 중앙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걷기와 달리기를 함께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엑소슈트를 개발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김진수 미국 하버드대 전기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도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했다.

다리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 연구는 의료용과 일반인용으로 구분된다. 이 중 일반인용 웨어러블 로봇 연구는 뛰거나 걸을 때 소모하는 신진대사 에너지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둔다. 이에 육체노동자를 돕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걷는 것과 뛰는 것은 서로 다른 근육을 사용한다. 사용되는 관절도 다르다. 이에 동시 구현은 사실상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걷기와 달리기 동작을 한 번에 보조 수행하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 시도가 반복되어 왔지만 내놓을만한 성과가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번 걷기와 달리기를 동시에 보조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한 연구진(김진수 연구원, 이기욱 교수)은 앞서 바지처럼 입고 달리는 로봇을 개발한 바 있는데 이번에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하는 로봇을 개발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엑소슈트는 관성측정장비(IMU)라는 센서 기술이 핵심이다. IMU는 엑소슈트에서 양 허벅지 앞쪽과 배에 부착된 센서로 각 관절의 각도나 가속도를 측정한다. 착용자가 걷고 있는지 뛰고 있는지를 파악해 상황에 맞춰 작동하는 원리다.

연구팀이 일반인 9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 9명이 엑소슈트를 입고 걷기 및 달리기를 한 결과 착용자의 에너지 사용량이 각각 9.3%, 4.0%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엑소슈트의 무게는 단 5kg에 불과하다. 착용하고 걸을 때는 약 60∼70W(와트), 뛸 때는 90∼100W의 전기에너지가 소모된다. 전기에너지는 엑소슈트에 부착된 48V(볼트) 3.7Ah(암페어시) 용량의 배터리를 통해 공급받는다. 배터리를 완충할 경우 최대 10km의 거리를 걷거나 뛸 수 있다.

연구팀은 엑소슈트가 군장을 메고 산악길을 행군하는 군인들이나 부상자를 구출하는 소방관 및 응급차 구급대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개발은 향후 웨어러블 ㄹ봇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도 분석했다.

마치 영화 속 아이언맨이 실제로 나타난 것 같은 웨어러블 로봇은 명칭대로 그대로 입거나 장착하는 것이다. 옷처럼 물건(로봇)을 장착하는 것.

웨어러블 로봇은 의외로 개념이 생성된 지 오래됐다. 19세기 말 이후부터 외골격 구조를 이용해 사용자 행동을 돕는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후 현대 개념의 웨어러블 탄생은 1960년대 들어 나왔다. 미국 국방부가 웨어러블 로봇으로 군인의 근력을 향상시키는데 관심을 가지면서 지금까지 전기를 동력으로 활용하는 구동기, 다양한 센서로 사용자 의도를 파악해 자동으로 힘을 보탠다는 개념, 현대적인 로봇 구조 등 발전을 이루게 됐다.

실제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로봇 ‘헐크’는 90㎏ 군장을 부담 없이 멜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널리 활용돼 몸이 불편한 이들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업무를 하는 이들을 위한 기술로도 개발되고 있다.

현재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미국과 일본, 이스라엘 등 선진국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나온 소식과 같이 우리나라도 기술 개발 성과를 내고 있어 선점 자리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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