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들. (사진=신남방정책특위)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한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대체로 부정적인 분위기다.

이 가운데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일본의 對韓 수출규제로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감소할 경우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남방 지역 관련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 중 신남방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상반기 기준 14.4%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아세안과 인도의 비중이 각각 12.8%, 1.6%를 기록했다. 아세안 주요국별 전체 반도체 수입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가장 높은 64.2%, 50.5%를 기록했으며, 필리핀에서는 세 번째로(대만, 일본 다음) 높은 11.3%를 기록했다. 인도의 경우 전체 반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홍콩(61.9%), 중국(17.6%) 다음으로 높은 15.0%를 차지했다.

정영식 연구위원은 “국제산업연관표를 이용해 한국 전자부품 및 장비가 신남방 지역 전자부품 및 장비 최종생산의 부가가치 기여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며, “한국 전자부품 및 장비의 수출이 감소할 경우 베트남 등 신남방 지역 주요 국가의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베트남 전자부품 및 장비 최종생산에 가장 높은 기여를 하는 국가(베트남 제외)는 한국으로 2.72%를 기록하였고, 다음으로 일본(2.09%), 중국(1.87%) 순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타 신남방 지역 국가의 전자부품 및 장비 최종생산 부가가치를 살펴보면, 한국의 전자부품 및 장비 부가가치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의 전자부품 및 장비 최종생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한국 전자부품 및 장비와 베트남 등 신남방 지역 국가들의 생산네트워크 및 가치사슬이 상대적으로 밀접하게 구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일본의 수출규제 파급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베트남 내에서는 일본의 對韓 수출규제로 베트남이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향후 우리나라는 신남방 지역이 참가하는 양자 및 다자 회의를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등 보호무역주의가 아세안 경제, 더 나아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나아가 자유무역주의를 지키기 위해 아시아 중견국 및 신흥국과의 연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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