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엘러간 ‘바이오셀 텍스쳐드’ 전량 회수 조치

보형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연합뉴스)
보형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미국의 제약회사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 회사의 보형물 ‘바이오셀 텍스쳐드’ 제품이 희귀암 발생 가능성 논란으로 전량 회수 조치 된 것.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희귀암 유발 가능성이 제기된 엘러간의 해당 보형물을 회수했다. 이 조치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진행 되고 있다. 이후 관련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거친 표면 인공유방 제품은 5만 2000개 유통됐다. 이 가운데 2만 9000여개가 엘러간 제품이다. 식약처 추정 규모를 살펴보면 가슴 양쪽 또는 한쪽에만 이식했거나 유통과정에서 파손되는 등의 상황 등을 고려해 국내 이식환자가 약 2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다.

지난달 24일 미국 FDA는 엘러간의 거친 표면 인공유방이 다른 제조사 제품에 견주었을 때 ‘유방보형물 관련 면역 체계와 관련된 희귀암으로 알려진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유발 가능성이 약 6배 높다며 제품 회수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이로부터 이틀 뒤 한국엘러간으로부터 제품 회수 계획서를 받아 29일 회수를 승인했다.

미국 FD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사례가 573건이 발견됐고, 그 중 33명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엘러간 텍스처형 제품과 관련된 경우는 481건으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국내에선 해당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뒤 엘러간을 포함한 보형물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내 인공유방 보형물 시장(약 3350억 원) 중 상위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는 엘러간, 존슨앤드존슨, 멘토 등이다. 한국 엘러간은 이와 관련해 회수 조치 대상이 된 제품 외 다른 품목은 문제없다는 식의 입장을 전했으나 우려를 잠재우진 못하고 있다.

실리콘겔 인공유방은 표면이 매끄러운 제품과 거친 제품이 있다.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대부분은 피부에 잘 부착되도록 만들어진 거친 표면 인공유방을 이식한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시판되는 거친 표면의 텍스처형 제품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엘러간 제품 외에도 거친 표면 제형을 사용하는 보형물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간 거친 표면의 텍스처형 제품은 표면이 매끈한 보형물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점이 불만으로 제기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제품이다.

한편, 식약처는 이미 이식한 환자의 경우 보형물 제거를 권장하진 않고 있지만 가슴이 붓거나 통증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조치가 허술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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