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존도 탈피위한 구조개혁
-한국도 핵심 협력국으로 꼽혀

사우디 비전2030의 세부계획을 발표하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세자. (사진=BBC)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근 국가적 목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이슬람권의 대표로서 국제사회에 인정받는 일 등이다.

2016년 4월 발표된 ‘사우디 비전 2030’도 그러한 계획의 일환으로서 이해할 수 있다. 사우디는 재정 수입의 80%, 국내총생산(GDP)의 45%, 수출의 90%를 석유가 차지할 정도로 석유 의존도가 심하다. 이에 비(非)석유 부문의 육성 및 성장을 통해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고 재정 수입 역시 늘리는 일이 중요해졌다.

아랍뉴스가 5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우디의 경제 개혁이 본격화되면서 비석유 부문의 성장과 함께 재정 수입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2018년 기준으로 사우디의 비석유 부문 GDP 성장률은 2.1%로 전년의 1.3%보다 상당폭 개선됐다. 비석유 부문의 재정 수입 또한 2019년 1분기 203억 달러(약 24조450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비석유 부문 성장률을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2016년 3분기 이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비석유 부문의 성장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통한 재정개혁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4월 아람코는 120억 달러(약 14조2150억 원)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 발행을 마무리하며 국제 금융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채권발행 자금은 중동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사빅을 인수하기 위한 것으로 아람코는 지난 3월 공공투자펀드(PIF)가 보유한 사빅 지분 70%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정부는 PIF의 사빅 매각 자금을 활용해 비석유 부문의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람코의 채권발행 자금이 비전2030의 시드머니로 활용돼 비석유 부문의 육성 및 성장에 투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상당부분 정착된 것이다.

최근에는 이를 구체화하는 이행계획인 12개 비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외국인투자 확대와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비석유 민간부분 역량강화가 높은 석유의존도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정재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원은 “사우디 정부 측은 관광, 문화, 교육 부문 강화와 정치외교적 영향력 확대 등을 통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재욱 연구원은 이어,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세부 분야에 대한 단기 및 중기 이행계획을 세워 비전 2030의 실질적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평하고 있다. 실제로도 사우디는 ‘사우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하여 기존의 경제협력 시스템을 넘어 아시아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과 중장기 국가 전략간 연계를 통한 경제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사우디는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 일본의 신성장 전략,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등 주요 경제발전 계획과 ‘사우디 비전 2030’ 간 연계를 통해 주요국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에너지 부문 중심 경제협력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 한국도 핵심 협력국 중 하나

우리나라 또한 ‘사우디 비전 2030’의 전략적 핵심 협력국가 중 하나에 속한다. 2017년 출범한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통해 민간 및 정부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양국 장관급 협의체인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는 일찍이 2017년 10월 에너지 및 제조업, 스마트 인프라 및 디지털화, 보건의료 및 생명과학, 중소기업 등 5대 협력 분야 40개 협력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실제로도 비전 2030 위원회는 양 국 간 협력 프로젝트 선정, 점검, 이행촉진, 애로해소의 역할을 맡는 협력의 구심점으로서 비전 오피스 개소, 청년 싱크탱크 제도 신설, 비즈니스 포럼 및 기업 간 상담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 창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거기다 2019년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은 ‘사우디 비전 2030’을 위한 협력을 중심으로 모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석유화학, 자동차, 수소 경제, 방위산업, 조선, 신소재 분야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총 8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향후 인프라 건설, 역량 강화, 중소기업 등의 분야에 대한 후속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정 연구원은 “양국 비전 2030 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사후 점검 및 이행 체계를 마련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정학적, 정치경제적 리스크 요인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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