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장마 끝 선언 이틀 만에 폭우

7월 마지막날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사진=연합뉴스)
7월 마지막날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7월의 마지막 날 아침부터 수도권에 쏟아진 비는 시민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기상청이 장마가 끝났다는 선언을 한 지 단 이틀 만에 폭우(최고 100mm)가 내리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날 갑작스레 몰려온 먹구름과 함께 장대비가 쏟아져 단 30분 만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우산을 챙기지 못한 시민들은 가방 등으로 머리를 가린 채 뛰는 모습을 보였다. 중부지방에 갑작스레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하천의 물살도 거세졌다.

시간당 최고 50mm 안팎의 집중호우가 수도권을 비롯한 강원 영서 지역에 쏟아져 최고 100mm 안팎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의아한 점은 기상청의 예보와 달랐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그러니까 집중호우가 쏟아지기 전날만 해도 서울에서 5에서 40mm의 비가 온다고 예보한 바 있다. 이와 달리 다음날 2배 이상의 비가 쏟아져 내린 것이다.

장마가 끝났다는 기상청의 말도 사실과 다르게 나타났다. 기습적으로 찾아온 폭우로 시민들의 기상청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다. 실제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기상청을 향한 불만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기상청을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 최초로 일본 업체 NEC로부터 200억 원을 주고 슈퍼컴퓨터 1호기를 도입한 이래 5년 주기로 슈퍼컴퓨터를 교체하고 있다. 그간 세 차례에 걸쳐 장비를 교체했고 현재는 미국 크레이사의 약 532억 원짜리 4호기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기상청을 비판하는 시민의 글 (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기상청을 비판하는 시민의 글 (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4호기의 경우 48억 명이 한해 계산할 양을 단 1초 만에 처리할 정도의 성능을 가졌다. 기상청은 이에 슈퍼컴퓨터 4호기를 들여오면서 20% 더 정확해질 수치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확성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슈퍼컴퓨터에 더해 인공위성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기술을 개발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기상청은 지난 2010년 날씨 예보에 활용하기 위해 천리안 1호기를 쏘아 올렸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번 장마가 끝났다는 기상청의 예측이 빗나간 것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상청의 강수 유무 적중률이 46%에 그쳤다. 시민들이 기상청을 두고 날씨 예측이 아닌 중계를 한다고 비난하며 ‘중계청’이라고 별명을 붙이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기상청의 해명은 무엇일까. 기상청은 수시로 고장 나는 장비 수리 예산, 기술 개발, 인력 부족 문제 등을 거론하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라는 환경문제를 꺼내며 이로 인한 이상기후를 예측 어려움의 요소로 꼽고 있다. 이번 기습 폭우에 대해선 한반도 상공의 대기가 계속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해도 생업이나 주요한 문제 결정을 내리는 데 일기예보를 참고하는 이들을 생각한다면 기상청이 더욱 구체적인 소통을 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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