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벌어지는 서브웨이의 갑질 논란
-‘그린 이미지’에 현혹되서는 곤란해

서브웨이 매장. (사진=서브웨이)
서브웨이 매장. (사진=서브웨이)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서브웨이는 가맹 희망자에게 별다른 경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잃을 것도 적기에, 초보 사업가를 유치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1998년부터 이미 미국 하원의 한 위원회에서 경제학자 딘 세이거는 서브웨이를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장 큰 문젯거리’,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습의 전형’이라고 표현했다. 약 15년 후 프랜차이즈 업계동향을 다루는 한 웹사이트에서도 같은 지적이 등장했다.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맹업주 상당수가 매일매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맹업주들은 영업상 비밀 준수 의무 때문에 서브웨이와의 계약 내용에 대해 말하기를 주저한다. 하지만 르몽드와 가디언 등이 몇 차례에 걸쳐 수집한 제보에 의하면 서브웨이의 ‘가맹점 늘리기 전략’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프랑스 릴의 한 점주에 따르면 “서브웨이는 모든 곳에 매장을 열고 싶어 한다. 시장조사는 전무하다. 500미터 안에 서브웨이 매장이 3곳이나 있는 경우도 있다. 같은 업체들끼리 경쟁을 하는 식이다. 상당수의 업주들이 어쩔 수 없이 여러 개의 매장을 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증언은 프랑스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서브웨이 매장의 70%가 매장을 여러 개 보유하고 있는 가맹주가 개업한 것이라는 프랜차이즈 협회의 자료가 사실임을 증명해준다. 이는 서브웨이 지역본부에 고용된 직원이 스스로 서브웨이 가맹점주가 되기도 하는 미국의 상황과 비슷한 면이 많다. 미국 역시 매니저이자 점주이기도 한 직원이 다른 가맹점주의 가게를 관리 감독한다는 것이다. 이에 매니저인 동시에 가맹점주인 서브웨이 직원이 고의로 경쟁 점포를 내쫓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높은 로열티 역시 늘 논란의 대상이다. 서브웨이가 가맹점주에게 요구하는 로열티는 매상의 8%로, 경쟁 브랜드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에 한 점주는 “장사가 잘 안 돼도 매주 로열티가 빠져나간다. 빚이 금방 쌓인다. 본사에서 지정하는 공식 납품업체에서만 물건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는 융통성이 거의 없다”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하소연하기도 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영국의 맥케너 타운센드사가 서브웨이의 홍보업무를 대행하여 촐괄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에 대한 그들의 대응은 늘 형식적이기 마련이었다. 몇몇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맹업주들이 모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 캐나다는 물론이고 프랑스에서도 서브웨이 가맹점주가 바뀌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프랜차이즈 업황의 변동추이를 조사하는 한 경제사회 매체 ‘라렌느’에 따르면 서브웨이의 가맹점주 변동률은 3년마다 30~40%에 달한다고 한다. 

서브웨이 매장진열대. (사진=CNBC)

본사로부터 착취를 당하는 가맹업주들은 자기 직원들에게 똑같은 고역을 치르게 한다. 르몽드는 주문을 받고, 빵과 소스와 야채의 종류를 묻고, 동시에 세트 등의 추가구매를 요구하며, 매장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모든 행위가 최저임금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사실을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실상은 갑질 논란만 없으면 다행이다 싶다. CNN이 미국 노동부의 자료를 토대로 시행한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가맹업주들이 2000년에서 2013년 사이 노동법을 위반한 사례가 1만7000건에 달했다.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판매금액 계산이 다른 경우 임금을 차감하거나 부당해고로 대응하기도 한다. 

과거 ‘매장 차원에서 이루어진 위법’이며 본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한 드루카 회장의 반응에 가맹업주들은 낙담하기도 했다. 드루카 회장은 여기에 덧붙여 2014년 5월에는 “3~4년 전부터 저희는 가맹업주들에게 올바른 태도를 교육시키기 위해 노동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서브웨이의 점원들은 점주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올리비에 기바르슈 프랑스 노동연맹원이 일전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밝힌 바에 따르면 “점원이 몇 명뿐인 아주 작은 구조이기 때문에 조합을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프랑스에서 프랜차이즈에는 기업위원회도, 조합대표도, 직원들을 대표하는 기관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점은 미국과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브웨이 창업자인 프레드 드루카. 그는 2015년 사망했다. (사진=cnn)

◆ 건강한 서브웨이는 위선이다

서브웨이는 일찍부터 맥도날드나 버커킹 등 패스트푸드를 ‘정크 푸드’로 묶어 공격하는 강성 마케팅과 ‘다이어트 및 건강에 좋다’는 계몽 광고를 적절히 섞어 쓰는 전략으로 승승장구했다.

드루카 회장은 늘 건강한 패스트푸드를 만들어 낸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그는 미국에서 비만문제가 대두되던 1990년대 말 우연한 기회에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1998년, 몸무게가 192kg에 달했던 21살의 청년 재러드 포글은 특별한 종류의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한다. 1년 동안 서브웨이의 샌드위치를 먹되 점심에는 터키 샌드위치, 저녁에는 베지 샌드위치를 치즈나 마요네즈는 넣지 않고 먹기로 한 것이다. 효과는 놀라웠다. 체중을 110kg 이상 감량했다.

남성잡지 <멘즈 헬스>에 이 같은 경험이 소개되자 ‘서브웨이 다이어트’라는 이름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에 서브웨이는 식이요법 틈새시장을 철저하게 공략하기로 한다. 2002년에는 “건강하게 드세요”라는 구호를 내걸고 로고도 바꿨다. 처음에는 검정색이던 로고가 갈색과 노란색을 거쳐 자연을 의미하는 초록색을 갖게 되었다. 신뢰도를 얻기 위해 미국 심장병 학회, 미국 심장협회 등의 단체와도 협력관계를 맺었다.

한편 포글은 ‘서브웨이 청년’이 되었다. 그는 15년간 서브웨이의 광고 300여 편에 출연하며 1500만 달러(약 180억 원)라는 엄청난 금액을 챙겼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은 2014년 신년 담화에서 수많은 언론매체를 앞에 두고 “아이들이 채소를 먹고 싶게 만들어주었다”며 서브웨이에 고마움을 전했기도 했다.

건강한 천연재료 패스트푸드를 표방한 서브웨이는 비단 체중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만을 공략한 것은 아니다. 병원, 고등학교, 대학 구내 등 경쟁업체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공간에도 진입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1998년에서 2011년 사이 미국 내 서브웨이의 판매액이 31억 달러에서 115억 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열에 조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겨울에도 과열된 온실에서 비료와 살충제를 들이붓고, 수확시기를 맞추기 위해 여물지도 않았지만 진짜 초록색인 상태로 수확되는 서브웨이의 채소들은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다.

우유와 콩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섭취를 삼가라는 안내문구가 모든 매장에 붙어 있는 것이 말해주듯 햄 조각이나 칠면조 고기나 소고기의 경우, 동물을 물, 소금, 설탕, 안정제 등과 마구 섞어도 되는 원료 정도로만 취급하는 진정한 고기공장에서 공급되어 온 것이다. 실제로 서브웨이는 미국 내에서 웨스트 리버티 푸드라는 대기업으로부터 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이 업체는 월마트와 코스트코같은 대형 기업에도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2015년 6월 23일 ‘건강 및 환경 분야의 60개 단체가 프레더릭 드루카 회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의하면 이미 동물에 대한 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식이요법에 도움이 되는 재료만 골라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대부분의 손님이 하는 것대로 소스와 치즈를 듬뿍 넣은 샌드위치에 포테이토칩과 탄산음료를 곁들여 먹을 수도 있다. 서브웨이 추천 메뉴의 경우 특히나 열량이 높다.

서브웨이의 스테이크 앤 치즈 메뉴. (사진=서브웨이)

영양학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서브웨이를 패스트푸드 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며 “사람들이 서브웨이에서 먹으면 괜찮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고 이는 곧 더 많은 칼로리와 염분으로 이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브웨이도 대부분의 재료를 냉동상태에서 녹여 쓰는 패스트푸드 음식점으로 봐야하며 건강을 생각한다면 서브웨이가 결코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30cm 크기의 빵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표 메뉴인 ‘스테이크&치즈’와 ‘미트볼’의 경우 열량이 각각 1000칼로리와 750칼로리에 이른다. 맥도날드의 빅맥은 450칼로리에 불과하다.

맥도날드와 서브웨이에서 제공하는 일반 메뉴(97개)를 비교해보아도 맥도날드는 메뉴당 평균 1038칼로리, 서브웨이는 메뉴당 955칼로리로 나타났다. 단 83칼로리 차이에 불과하며 한끼 식사당 칼로리 권장량인 최대 850칼로리보다도 높은 수치다.

키워드

#서브웨이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