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최진영 기자] 유럽연합(EU)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퀄컴 등 미 IT 대기업들의 목줄을 조이고 나섰다. 아마존을 대상으로 반(反)독점법 위반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조만간 퀄컴에도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퀄컴은 3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유럽연합(EU)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퀄컴 등 미 IT 대기업들을 겨냥해 목줄을 조이고 나섰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아마존을 대상으로 반(反)독점법 위반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퀄컴에도 과징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퀄컴은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에 대해 18일 EU 집행위원회로부터 2억4200만 유로(3146억 원)의 과징금을 두들겨 맞았다.

퀄컴이 경쟁업체를 퇴출시키기 위해 지난 2009년 중반부터 2011년 중반까지 반도체 가격을 정할 때 약탈적인 가격을 책정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악용했다는 것이 주 이유다. 거기에다 퀄컴이 EU로부터 벌금 폭탄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에도 EU로부터 시장 지배력 남용 혐의로 9억9700만 유로(약 1조3175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EU가 지도부 교체 전 미 IT기업을 겨냥한 최종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스타게르 위원을 가리켜 ‘미국을 증오하고 있다’라고 비난한 지 불과 몇 주 만의 조치”라고 전했다. 또 다른 외신은 “베스타게르 체제에서 마지막 제재가 될 것”이라며 “EU경쟁당국은 최근 5년간 특히 미 IT 대기업을 대상으로 막대한 벌금을 물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 대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17년 이후 EU가 구글을 대상으로 부과한 과징금만 모두 세 차례에 달한다. 약 82억 유로(약 11조 원) 규모다. 페이스북, 아마존, 퀄컴 등도 칼 끝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이는 최근 EU 회원국인 프랑스·영국 등이 디지털세를 신설하기로 한 것과 맞물려 향후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부터 이틀간 파리 근교 샹티이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프랑스 측과 별도로 만나 디지털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마그레테 베스태거 EU 경쟁분과위원장은 성명에서 “퀄컴은 경쟁업체인 영국의 아이세라를 제거하기 위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중싱통신(ZTE) 등 주요 업체들에 원가 이하로 반도체를 판매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프랑스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복관세 부과 경고에도 미국기업을 비롯해 글로벌 IT 기업에 대해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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