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AI의 아버지’ 앨런 튜링
-50파운드 지폐 초상인물로 선정
-사회적 소수자였다는 점도 조명
-영국, 새 지폐 관련 과학을 주제로 공모

50파운드 지폐 초상 인물로 선정 된 앨런 튜링(사진=영국 중앙은행)
50파운드 지폐 초상 인물로 선정 된 앨런 튜링(사진=영국 중앙은행)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인공지능(AI)의 아버지 앨런 튜링이 영국 50 파운드 지폐 초상인물로 선정돼 화제다. 사람과 같은 형태의 AI가 나오는 등 과학 기술의 일상생활에 밀접해진 가운데 관련 인물이 선정된 것이다.

최근 영국 중앙은행은 새롭게 나올 50 파운드(한화 약 73600원) 지폐에 들어갈 인물로 앨런 튜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50 파운드는 영국 지폐 중 최고액권이다. 선정된 앨런 튜링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실제 인물로도 유명한 AI 판별 ‘튜링 테스트’를 고안한 인물이다.

‘튜링 테스트’는 현재까지도 컴퓨터 지능 여부를 시험하는 데 쓰인다. 이와 관련 ‘튜링 머신’은 알고리즘 계산 개념을 형식화한 것으로 컴퓨터 과학의 발전에 기여했다. 세계 컴퓨터학회(ACM)은 컴퓨터 과학에 업적을 남긴 이들에게 앨런 튜링의 이름을 딴 ‘튜링상’을 매년 수여하기도 한다.

새로 발행되는 50 파운드 지폐에는 앨런 튜링 초상화와 함께 그의 업적을 소개하는 정보도 담길 방침이다. 영국 당국에 따르면 새 지폐에는 튜링이 설계한 최초 컴퓨터 ‘ACE Pilot’ 사진과 암호 해독기 ‘Bombe’ 청사진이 들어갈 방침이다. 또 튜링 기계 논문인 ‘On Computable Numbers’에 나온 그래픽도 담길 예정이다.

앨런 튜링의 화폐 인물 선정 소식과 함께 그가 사회적 소수자였다는 점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과거 범죄로 간주되던 동성애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화학적 거세를 당했었다. 그는 41세에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것을 택했다고 전해진다. 그가 당시 베어 먹은 사과의 품종이 매킨토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50파운드 인물 선정과 관련된 트위터 메시지를 올렸다. (사진=메이 트위터 갈무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50파운드 인물 선정과 관련된 트위터 메시지를 올렸다. (사진=메이 트위터 갈무리)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2013년 그의 죄를 사면한 바 있다. 이번 화폐 인물로 그가 선정된 것도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당국의 배려가 담긴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 이와 관련 “앨런 튜링이 수학과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해낸 선구적인 작업은 2차 대전을 끝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메이 총리는 또 “50 파운드 신권을 통해 튜링의 유산과 LGBT들이 우리나라에 기여한 빛나는 업적들을 기억하는 것은 아주 적절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중앙은행은 새 고액권 지폐를 기획하며 특별히 과학을 주제로 공모했다. 이에 무려 25만 건의 아이디어를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지폐에도 과학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 담겨있다. 1만 원 권 지폐에 담긴 세종대왕은 장영실 등 조선시대 과학자를 발굴하는 한편 백성의 농업 활성화를 위한 과학 기구 발명에 힘을 쓴 위인이다. 해당 지폐 뒷면에도 천문학 관측 기기인 국보 제230호 혼천의 등 과학 기구들이 담겨있다.

한편 영국은 단계적으로 기존 종이 지폐보다 수명이 긴 플라스틱 필름을 입힌 폴리머 지폐로 변경하는 작업을 계획 중이다. 새 5 파운드(약 7360원), 10 파운드(약 1만 4700원) 지폐에는 각각 윈스턴 처칠 전 수상, 소설가 제인 오스틴이 선정돼 발행되고 있다. 내년 발행되는 20 파운드(약 2만 9400 원) 지폐에는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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