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전쟁 시작”…경쟁 심화

넷플릭스의 시작 화면.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시작 화면. (사진=넷플릭스)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세계최대의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가 올해 2분기에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장외 거래에서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블룸버그와 CNBC 등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현지시간으로 17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미국 내 가입자가 12만6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35만2000명 증가를 기대했었다. 같은 기간 동안 전 세계 가입자는 지난 분기 대비 283만 명 증가했다. 그러나 이 역시 당초 예상되었던 481만 명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가입자 1억5000만 명을 돌파해 스트리밍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넷플릭스는 “모든 지역에서 예상을 빗나갔고, 구독시청료를 인상한 지역에서는 더 영향이 컸다”면서 “2분기에 시장 경쟁지형에 실질적 변화가 없었던 만큼 경쟁이 (실적 악화의) 주 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를 밑돈 가입자 순증은 넷플릭스가 일부 국가에서 단행한 구독료 인상 및 지난 1분기의 선제적인 가입자 증가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가격 인상에 따른 가파른 마진 개선과 외형 성장은 훌륭했지만, 자국시장 포화와 아시아 시장 경쟁 격화로 미국과 해외 모두 가입자수 순증에서 쇼크를 기록한 것”이라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해외 가입자수 순증세 회복 없이는 고성장·고밸류에이션이 유지되기 쉽지 않은 여건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주당 순익은 60센트로 예상치인 56센트를 웃돌았지만, 성장의 핵심축인 가입자 수가 정체되고 있다는 신호는 투자자들의 불안에 불을 댕겼다. 특히 미국 가입자 감소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뒤 처음이었다. 가격 인상이 반발에 부딪히고 국내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시간 외 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12% 넘게 미끄러졌다. 17일 정규장까지 올해 들어서만 35%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었다.

넷플릭스. (사진=연합뉴스)

◆ 넷플릭스의 밝지 않은 미래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트리밍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넷플릭스가 한층 거센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애플과 디즈니가 올해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며, NBC유니버셜, AT&T 타임워너, 컴캐스트 등도 자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예고한 대로 "스트리밍 전쟁"이 다가오고 있어 넷플릭스는 무한 경쟁에 뛰어들게 된 셈이다. 에릭 해그스트롬 이마케터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의 앞길이 순탄치 않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기 콘텐츠도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NBC유니버셜과 AT&T 워너미디어는 각각 '디 오피스,' 프렌즈'를 2020~2021년에 철수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해그스트롬은 3분기 새 시리즈가 뒷받침되면 이탈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분기에 넷플릭스는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더 크라운,' '기묘한 이야기' 새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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