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반도체 등 산업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어
-친환경 등 약점 없는 '무결점 기술'

유석재 국가핵융합발전소 소장. (사진=이재경 기자)

[데일리비즈온 이은광 이재경 기자] 핵융합 에너지는 흔히 ‘꿈의 에너지’, 또는 ‘미래의 에너지’라고 불린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연료의 무한함을 꼽을 수 있다. 핵융합의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꼽을 수 있는데,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해서 얻을 수 있다. 삼중수소는 리튬과 중성자를 반응시켜 만들 수 있다. 리튬 역시 바닷물에 녹아 있으니, 사실상 연료 고갈의 염려가 없다.

또한 핵융합 발전은 방사능 폐기물이 거의 없으며 온실가스와 공해 물질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친환경 에너지’에 가깝다. 거기에 핵융합로에 이상이 생기면 플라스마가 스스로 식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안전성 위험도 없다. 아울러 같은 양의 원료로 원자력 발전보다 7배 이상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그렇게 좋다는 핵융합 기술,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개념인 것도 사실이다. 당장 우리나라가 핵융합 기술부문에서 선도국의 위치에 있다는 사실마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은 “상용화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다”며, “2035년을 기점으로 세계 산업생태계가 송두리째 뒤흔들릴 것”이라 내다봤다.

과연 그 말이 함의하는 무엇일까, 16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연구소로 그를 직접 찾아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유석재 소장. (사진=NFRI)

안녕하세요.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어떤 기관인가요?

국가핵융합연구소는 대개 NFRI라고 불립니다. National Fusion Research Institute의 줄임말입니다. 핵융합에너지개발을 주 목적으로 합니다. 우리나라에 과학기술 출연기관이 25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핵융합에너지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이 플라즈마라는 물질 상태입니다. 얼음과 물로 비유하자면 온도를 낮추면 내부에너지가 낮아지며 굳어버리죠. 가열하면  액체 상태가 되는 거고. 거기에 에너지를 가하면 구성 입자간의 거리가 멀어지며 기체가 됩니다.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자의 중심에는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고온상태에서는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는 플라즈마 상태가 됩니다. 초고온 상태에서 원자핵들은 고속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다, 서로 충돌하면서 합체하게 됩니다. 합체 과정을 통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는데, 이것이 핵융합 반응입니다.

따라서 플라즈마 상태를 잘 유지하고 오랫동안 변형되지 않게 하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플라즈마를 다루는 기술이 핵심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산업에서도 많이 사용되거든요. 반도체도 그렇습니다. 칩 하나를 만드는데 회로를 만들기 위해서 에칭과 증착 공정을 계속합니다. 보통 100개의 공정을 마무리해야 칩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그 중 플라즈마 장비가 약 80개의 공정을 담당합니다. 다행히 플라즈마 장비는 일본이 좀 약해요. 국내에는 실리콘밸리 산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 물질 중 세 개의 수출규제가 문제가 되지 않습니까? 포토레지스터 같은 경우는 일본이 독점하고 있지만 막상 포토레지스트리에 그림을 그리는 장비는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 장비 쪽에서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수질 정화나 미세먼지, 공장에서 나오는 유독가스 제거 등 환경 분야에서도 플라즈마가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암치료라든가 의학 쪽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피부미용 등 뷰티산업에서도 개발에 한창입니다. 플라즈마를 쐬면 피부가 활성화되거든요. 기미를 상처 없이 살짝 태워버리는 구조라고 보아도 됩니다. 연예인들 치아미백에도 많이 활용됩니다.

플라즈마 기술은 산업체에서도 다양하게 많이 쓰고 있습니다. 자동차 내연기관의 표면. 마찰이 많이 되어서 닳아 없어지는데, 이 과정을 내벽강화를 통해 보강하는 것입니다. 산업 쪽의 응용분야만 해도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기관은 플라즈마를 다루는 기술과 과학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기관이라 자부합니다. 핵융합 에너지 개발의 상용화를 2050년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길게 느껴지지만, 반도체 자동차 환경 의료 등에 적용해서 단기적인 효과를 좀 찾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이것을 장기사업으로 끌고나갈 동력을 확보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피로도도 이완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NFRI 전경. (사진=NFRI)

핵융합 기술을 좀 더 쉽게 설명해주세요. 

원자력 기술 쪽과 한번 비교해볼까요? 원자력에서는 자연에 존재하는 우라늄을 사용하지 않습니까. 우라늄이 수박 덩어리라고 한다면, 수소는 콩알만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자력을 활용하려면 핵을 쪼개야 합니다. 수박을 쪼개면 그 안의 과육을 먹을 수 있지 않습니까. 우라늄 역시 반으로 쪼갤 수 있습니다. 그 안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수박을 다 먹고 나면 껍질이 수북히 쌓이잖아요. 그 부분이 원자력에서 고민하고 있는 폐기물입니다. 반면 핵융합 쪽에서는 쌀알이나 콩알로 주먹밥을 해 먹는 개념입니다. 바로 융합이죠. 주먹밥을 해먹고 나면 남는 것이 없잖아요. 그 차이가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덩어리를 만들어서 에너지를 얻느냐, 쪼개서 에너지를 얻느냐의 차이입니다.

핵융합은 수소를 합쳐 헬륨이 됩니다. 헬륨이라는 기체가 되는데, 헬륨이 바로 일종의 부산물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연소하고 남은 재(ash)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서 헬륨가스라고 있지 않습니까. 풍선 불어서 들이마시면 목소리가 변하는 그것 말입니다. 헬륨 가스는 실제로도 자연에서 인체에 가장 무해한 기체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깨끗하다, 친환경적이라고 강조를 많이 하죠.

태양과 같은 별들이 빛을 내는 이유도 핵융합 에너지 덕분입니다. 태양도 일종의 수소 풍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46억 년 정도의 분량을 쓴 거고요, 한 54억 년의 에너지 분량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별들 역시 핵융합 반응에 의해 에너지를(빛을) 내고 있습니다. 그 에너지를 좀 모방해서 이용하자는 것입니다. 저희의 목표도 이른바 ‘인공태양 만들기’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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