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사람 근육 대비 40배 힘 가진 인공근육 발표
-현재 가장 활용성 높은 섬유 꼬아 만든 인공근육
-그간 생체근육 모티브로 로봇 한계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
-거미줄과 하이드로겔도 관련 연구에 활용돼

사람의 근육보다 40배 힘을 가진 인공근육이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사진=텍사스대)
사람의 근육보다 40배 힘을 가진 인공근육이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사진=텍사스대)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사람의 근육보다 무려 40배나 큰 힘을 내는 인공근육을 만들어 화제다. 이는 지난 11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이와 함께 그간 과학자들이 딱딱한 기계의 한계를 넘기 위해 연구해 온 인공근육 분야를 살펴봤다.

그 주인공들은 김선정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팀과 레이 보먼 미국 텍사스대 화학과 교수팀이다. 이들은 공동 개발을 통해 무쇠 인공근육을 개발해냈다. 이 근육의 원리는 탄소나노튜브(CNT) 섬유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값싼 아크릴 섬유, 실크, 대나무 섬유를 함께 섞어 꼬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에 온도 변화와 전자기장, 화학물질 같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재료를 덧씌워 한 줄의 끈처럼 만들어 냈다. 이 끈은 다시 연구팀에 의해 고무동력기 고무줄처럼 배배 꼬였고 인공근육으로 탄생했다. 사람의 근육처럼 힘을 내는 인공근육 섬유는 외부 자극을 받으면 줄을 감싼 겉면이 수축했다가 늘어나는 방식이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근육은 시중에서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고도 기존 개발됐던 인공근육 대비 9배나 높은 성능을 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끈을 덮은 재료에 따라 어떤 자극에 반응할지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활용성 면에서 좋다.

폴리우레탄을 재료로 쓰면 열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인공근육이 되고 탄소나노튜브로 덮어씌우면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 인공근육이 되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에 따르면 포도당에 반응하는 히드로겔을 개발해 포도당 농도에 따라 작동하는 인공근육도 만들었다.

최근 이번 연구뿐만 아니라 인공근육 연구가 활발히 거론되고 있는데 그 배경으로는 기계장치의 한계로 보인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개발된 엔진 등의 장치가 딱딱하다는 점에서 유연성에 한계가 있고 크기를 작게 만드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섬유질로 된 거미줄 또한 연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섬유질로 된 거미줄 또한 연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이유로 과학계에서 인간이나 동물 같은 생명체의 움직임을 보며 근육이 생체 주기 동안 고장이 잘 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했다. 근육은 표정을 내는 데도 사용되면서 물건을 들어올리는 역할까지 수행해낸다.

현재로서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공근육 기술 중 가장 앞선 방식은 섬유를 꼬아 만드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사이언스에 인공근육 관련한 논문이 두 편 더 실렸다. 폴리나 아니키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팀은 두 종류의 고분자가 붙은 덩어리가 가늘게 뽑아낸 섬유로 만들어져 인공근육을 만들었고 진카이 위안 프랑스 국립과학원 연구팀은 폴리비닐알코올(PVA) 섬유에 산화그래핀 조각을 5% 섞어 꼰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아니키바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근육은 10배 이상의 늘어남도 견딜뿐더러 40도의 열만 가하면 두 고분자가 열에 늘어나는 정도가 달라 강하게 꼬이면서 자기 무게의 650배를 들 힘을 낸다. 진카이 위안 연구팀의 인공근육은 산화그래핀 조각이 인공근육의 탄성과 강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인간 근육 50배의 힘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런가하면 거미줄로 만든 인공 근육도 있다. 거미는 원래 생물학적 구조와 생태계에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거미줄에 대한 잠재적인 용도 때문에 가장 폭넓게 연구되고 있다. 거미줄은 거미가 분비한 단백질 섬유로 만들어졌는데 먹이를 잡기 위한 도구다. 많은 과학자들이 거미줄을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시행 중인데 로봇 작동기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사이언스 어드밴스 저널에 발표된 바 있는 이 내용은 이번 발견은 마르쿠스 뷸러(미국 메사추세츠 공대 교수), 클레어 수, 다비아오 리우(중국 화중과기대학 교수), 안나 타라카노바 박사(메사추세츠 공대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해 도출했다.

분해 된 하이드로겔 (사진=픽사베이)
분해 된 하이드로겔 (사진=픽사베이)

이들이 관찰한 내용에 따르면 거미줄의 탄력 있는 섬유는 습도 변화에 강하게 반응했다. 이 섬유는 일정한 습도에 노출될 때 뒤틀리고 수축한다. 또 일반 작동기로 사용되는 재료나 물체에 상응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밸브 개방과 같은 운동 메커니즘 제어에도 수월하다.

또한 인간의 근육을 모티브로 하이드로겔을 이용한 연구를 내놓은 것도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 임플란트 소재에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아니 자오 부교수를 포함한 메사추세츠 공대 연구팀은 합성 친수성 고분자인 하이드로겔에 격렬한 운동을 통해 소재를 훈련시키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하이드로겔은 연구팀에 의해 수조에서 스트레칭을 했다.

이를 통해 하이드로겔 내부 나노 섬유를 정렬시켜 견고하면서 부드러운 물질(수분 함유)이 만들어졌다. 이들의 실험에 따르면 수천 번의 반복적인 운동에도 불구하고 망가지거나 피로감을 보이지 않았다.

자오 부교수는 훈련 실험에 쓰인 폴리비닐알코올(PVA) 하이드로겔은 잘 알려진 생체적합 소재로, 의료용 임플란트와 약물 코팅 등 여러 응용분야에 쓰인다면서 이 주요한 속성들을 가진 소재는 현재까지 만들어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3D 프린팅을 이용해 하이드로겔을 근육과 같은 특성을 갖도록 훈련시킬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이 소재는 향후 소프트 로봇을 포함해 심장 판막과 연골 등 생체 임플란트 재료로 사용될 것으로도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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