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서 잔뼈 굵은 ‘현장형 연구자’
-중남미시장 접근성 좋아져
-브라질 연금개혁 통과 가능성 높아

유영식 단국대학교 교수. (사진=이재경 기자)

[데일리비즈온 이은광·이재경 기자] 유영식 단국대학교 교수는 독특한 이력을 자랑한다. 학계의 인사가 대부분의 인생과 시간을 상아탑에서 천착하는 경향이 있다면, 그는 필드에서 잔다리를 밟아 온 ‘현장형’ 연구자에 가깝다.

그는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이론과 현장 모두를 접해봤다는 강점이 있다”고 자평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을 선도하고 발전시키기 보다는,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업계의 빠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그의 전문 분야인 중남미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미중 무역전쟁이나 아베의 경제보복 등 시급한 이슈에 다소 밀리는 감이 있지만, 중남미 역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 손색없는 시장임에는 이견이 없다. 이에 본지 기자들이 궁금한 것은 전부 물어봤다.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영식입니다. 저는 외교부에서 15년 동안 스페인·중남미지역에서 직업외교관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 2013년 3월 단국대학교의 교양교육대학 교수로 부임했지요. 만으로 7년이 되어 갑니다. 현재에는 중남미통상학 연계전공의 주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목하고 계신 대외 활동이나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현재에는 한국과 중남미 양 지역 간 경제통상 관계 증진 및 경제협력 분야 등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중남미협회 선임이사로 일하고 있지요. 라틴아메리카지역과의 정무, 경제통상, 문화예술 등 분야의 교류 증진을 위한 민간 외교활동 수행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 현장 명예연구관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농업기술을 중남미지역에 ODA 사업을 통해 보급하는 업무를 수행 중입니다. 다자간 이익을 도모하고 농업기술격차를 해소할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농업생산성 및 농가 소득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유영식 교수. (사진=이재경 기자)

브라질이 작년 신정부가 들어선 후 한국에서도 각계의 관심이 큰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느끼시기에 어떠신가요.

2019년 1월 1일 보우소나르 극우파 정권 출범 이후, 여러 가지 우려도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리기도 한다지요. 하지만 다행인 점이 보우소나르 대통령이 한국을 브라질 발전의 모델국가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도 양국 간 협력강화 의지를 표명하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한국-메르코수르 FTA의 타당성 연구가 시작한지 장장 14년 만에 사전협의가 마무리된 바 있습니다. 작년 5월에 서울에서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TA)”의 협상이 공식 선언되었습니다.

메르코수르는 남미 인구의 70%(2.9억 명), 국내총생산(GDP)의 76%(2.7조 달러)에 달하는 신흥시장입니다. 우리나라로서는 마지막 남은 거대 FTA 체결 대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이 놓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겠지요. 이러한 경제협력의 모멘텀을 정부와 기업에서도 잘 이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1차 협상은 작년 9월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2차 협상은 올해 4월 서울에서 실시되었고, 3차 협상이 현재 진행 중입니다. (주: 7월 9일~12일) 상품, 서비스, 투자, 지재권, 원산지, 위생 및 식물검역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SPS), 무역기술장벽(TBT), 정부조달 등 전 분야에 대한 협의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품목별 원산지, 통관 챕터에 대해서도 논의될 예정입니다.

브라질에 대해서 좀 더 말해보자면, 내부에서는 연금개혁이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시나요?

브라질의 재정상황이 취약해져 있습니다. 연금개혁의 성공 여부는 브라질 경제가 다시 위기에 빠지느냐, 아니면 반등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연금개혁의 규모와 통과 시기가 보우소나루 정부의 다른 개혁과제들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는 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브라질 정부와 경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는 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신뢰가 회복되면, 국채시장과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실물 투자자들도 투자를 재개하겠지요. 경기상황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연금개혁이 이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그 규모와 시기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연금개혁은 취약한 재정상황과 오랜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브라질 정치권과 유권자 대다수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정치권에서도 연금개혁에 대한 지지가 어느 때 보다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연금개혁의 통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브라질 연방하원 연금개혁 특별위원회는 4일 연금개혁안을 표결했습니다. 찬성 36표, 반대 13표로 통과되었습니다.

연금 수령 최소 연령과 연금 최소 납부 기간은 남성이 65세로 20년, 여성은 62세와 15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개혁안은 앞으로 하원 전체회의 표결을 거치게 됩니다. 이후 상원으로 넘겨져 별도의 심의·표결 절차를 거치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노동계가 연금개혁안이 시행되면 하위 소득층과 빈곤층에만 피해가 가중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많은 논쟁이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연금개혁이 이뤄지면 1조 헤알(약 305조5000억 원)에 달하는 재정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계속)

유영식교수는 현재 단국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와 한중남미협회 선임이사,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 현장 명예 연구관이다. 1998년 외무부에 입사하여 파나마 대한민국 서기관, 스페인 서기관을 거쳐 에콰도르 대한민국 참사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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