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연구원 고성안 교수팀, 미국 퍼듀대와 아리조나주립대와 공동 개발
-울산교통방송에서 활용 중…정체 예측 구간과 평균 이동 속도를 전달하는 데 활용

도로 교통상황 분석·예측 기술 시스템. 광역시급 도시 전체 도로망의 정체 데이터 분석, 모니터링 및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사진=울산과학기술연구원)
도로 교통상황 분석·예측 기술 시스템. 광역시급 도시 전체 도로망의 정체 데이터 분석, 모니터링 및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사진=울산과학기술연구원)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인공지능이 미래 교통 상황을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향후 교통체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과학기술연구원(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고성안 교수팀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교통정체의 원인을 파악하고, 특정 도로의 가까운 미래 상황을 예측해 시각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미국 퍼듀대(Purdue University)와 아리조나주립대(Arizona State University)와 공동으로 진행된 것으로, 현재 울산교통방송에서 활용 중이다.

고성안 교수는 “각 시도 지자체에서 지능형 교통 체계(ITS)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통 정보를 수집해왔지만,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까운 미래의 교통상황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기존 확률통계 분석에 딥러닝 기술을 도입해 특정 도로구간에서 15분 후에 벌어질 교통상황을 평균 4km/h 내외의 오차로 예측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은 크게 두 개의 모듈로 이뤄졌다. 하나는 교통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모듈이고, 나머지 하나는 결과를 시각화하는 모듈이다. 

교통상황 예측 모듈은 여러 도로 사이의 인과관계를 계산하고, 딥러닝(Deep Learning)을 기반으로 교통 정체를 예측한다.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정체의 인과관계는 특정 도로가 막히기 시작하면 주변 도로에도 영향을 끼쳐 또 다른 정체로 이어지는 현상에 착안해 개발됐다. 

예측용 딥러닝 모듈은 도시의 도로망, 도로별 주변 도로 정체 상황, 러시아워(Rush hour) 정보를 과거 속도와 함께 학습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에는 과거 속도만 학습하던 아리마(Auto-regressive Integrated Moving Average, ARIMA), 서포트 벡터 회기 분석(Support Vector Regression, SVR) 등의 방법을 사용해왔는데, 새로운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하자 정체 예측 성능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울산시의 교통 데이터로 연구를 진행해 예측 오차가 평균 4km/h 내외로 나타나는 걸 확인했다. 또 실시간 데이터에 대해 5분, 10분, 15분 등 가까운 미래의 평균적인 이동속도를 1초 이내로 예측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는 계산시간이 오래 걸려 1~2시간 이후 시간대부터 예측 가능한 기존 시뮬레이션 기반 방법에 비해 현실적으로 활용도가 더 높은 알고리즘임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제1저자인 이충기 UNIST 컴퓨터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특정 도로가 막히는 상황은 주변 도로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착안해 알고리즘을 짰다”며 “과거 데이터와 실제 벌어지는 상황을 함께 학습하면서 예측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예측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모듈은 주요 도로의 정체상황을 시각화하고, 정체가 전파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 시각화 모듈은 VSRivers(Volume-Speed Rivers)라는 새로운 시각화 기술을 활용해 각 도로별로 통행하는 차량 수와 속도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또 현재 나타난 정체가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차후 정체상황이 어떻게 전파될지를 예측해 보여준다. 

VSRivers는 지도상에서 도로별 교통량과 속도를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표현해 도시의 정체 상태를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어느 도로가 중요한지, 현재 중요한 도로의 정체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고 교수는 “새로운 데이터 시각화 기술은 도시교통정보센터(UTIC) 웹사이트에 구현해 누구나 쉽게 도로 교통상황을 파악하도록 할 것”이라며 “대량의 교통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이 기술은 교통정체 예보 방송이나 내비게이션에 연동해 최적의 경로를 찾는 데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 분석과 예측 기술은 물론 시각화까지 가능해 누구나 쉽게 이용하도록 했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된 새로운 시스템은 현대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교통체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Visualization and Computer Graphics’에 출판될 예정이며, 현재 온라인으로 미리 공개돼 열람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6년부터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 울산교통방송국(TBN), 울산시청 교통정책과, 울산교통관리센터 등 유관기관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얻어낸 결과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데이터 플레그십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 1월부터는 울산교통방송에서 활용해 시민에게 정체 예측 구간과 평균 이동속도를 전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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