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내세웠던 ‘나비식’ 키보드 아닌 ‘가위식’ 키보드로
-‘나비식’ 키보드 불편하다고 소송까지 제기했던 소비자들
-키보드 문제 때문에 무상 수리 정책 발표했던 애플

‘가위식’과 ‘나비식’ 키보드 메커니즘 나타낸 그림, 애플은 해당 메커니즘을 설명하며 ‘나비식’ 키보드의 장점을 열거한 바 있다. (자료=애플)
‘가위식’과 ‘나비식’ 키보드 메커니즘 나타낸 그림, 애플은 해당 메커니즘을 설명하며 ‘나비식’ 키보드의 장점을 열거한 바 있다. (자료=애플)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애플 제품에 대한 새로운 전망이 나왔다. 이번엔 맥북에 대한 전망이다. 현재 적용된 ‘나비식’ 키보드 대신 ‘가위식’ 키보드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그간 제기됐던 ‘나비식’ 키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나비식’과 ‘가위식’은 키보드 자판 밑 모양을 본 따서 붙은 키보드 메커니즘 명칭이다. ‘가위식’은 기존 키보드 메커니즘의 모양이었고 ‘나비식’은 애플이 기존 ‘가위식’보다 좋은 안정감을 위해 고안했다며 내놓은 제품이다.

맥루머스 등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애플 전문가로 저명한 밍치궈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밍치궈는 ‘가위식’ 메커니즘에 기반한 새로운 키보드를 올해 출시될 ‘맥북에어’부터 적용될 것이라는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맥북프로’시리즈에는 오는 2020년부터 새로운 키보드가 적용될 계획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해 6월 22일 애플은 특정 맥북‧맥북프로의 키보드 문제를 인정한다면서 무상 수리와 환불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특정한 키가 간헐적 혹은 지속적으로 입력되지 않거나 중복 입력되는 현상 또는 끈적거리거나 걸린 것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애플은 이를 수리하기 위해 하나 이상의 키 내지 키보드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인 서비스 센터에서 무상 수리가 진행됐고 동일 현상으로 유상 수리를 받은 경우 수리 비용을 환불해주기에 이르렀다.

바뀐 키보드 메커니즘을 경험한 애플 유저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사진=픽사베이)
바뀐 키보드 메커니즘을 경험한 애플 유저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사진=픽사베이)

이는 애플에게 뼈아픈 기억일 것이다. 기존의 ‘가위식’ 키보드보다 더 안정적이면서 정확할 것이라고 전한 ‘나비식’ 키보드를 사용한 맥북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며 법적 소송까지 제기할 당시만해도 당시 “일부 맥북 및 맥북프로 키보드의 아주 작은 문제”라고 단정 지었다.

결국 소송에 참여한 1만7천명 이상의 소비자들은 분노했고 손해배상과 소송비용 배상, 키보드 설계 결함 공개와 결함 제품 수리, 교체 등 세부적인 대책을 애플에 요구했다. 수리 대상은 2015년 이후 판매된 맥북, 2016년 이후 판매된 맥북 프로 등 9개 모델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애플이 지난해 키보드 문제를 인정하기까지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즉 ‘나비식’ 키보드의 장점을 강조했지만 정작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됐던 셈이다. 이는 곧 애플이 향후 ‘가위식’ 키보드로 다시 돌아가기로 한 결정의 배경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문제의 ‘나비식’ 키보드를 채택했었을까. 다름 아닌 제품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 2015년 출시된 12형 신형 맥북부터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가위식’대신 ‘나비식’을 채택한 것이다. 결국 이는 키캡에 먼지가 끼는 점, 수리가 어렵다는 점 등이 문제로 떠올랐다.

한편 애플이 새롭게 선보일 가위식 키보드는 유리 섬유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이고 키 트래블을 길게 설계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더 나은 타이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비용과 관련 밍치궈는 애플의 나비식 키보드가 저수율 문제로 비용이 많이 들었던 것과 달리 새로운 키보드는 평균적인 노트북 키보드보다는 비싸다고 분석했다. 다만 나비식 부품보다는 저렴한 비용이 예상된다고 밍치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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