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하이트진로·신성통상은 수혜주
-제주항공 등은 실적악화 피할 수 없어

송하경 모나미 대표이사. (사진=모나미)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아베 일본총리의 ‘정치보복’에 대응해 최근 국내에서는 일본제품 불매, 일본 여행 자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기존 일본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산 ‘수혜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나미와 하이트진로, 신성통상 등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확산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반면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와 하나투어 등 여행업체들은 일본 여행객 감소로 실적에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 모나미, 하이트진로, 신성통상 
  
국산 필기구업체 모나미는 그 중에서도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모나미 주가는 4일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5일에도 6.02%(200원) 오르며 35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일 기준으로는 37.6% 가량 급등한 모양새다.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본 볼펜 대신 국산 모나미를 사용하자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하이테크’ ‘제트스트림’ ‘사쿠라’ ‘시그노’ 등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일본 볼펜제품의 사용을 자제하자는 뜻이다.

모나미는 1000원 이하의 저가 국내 필기구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고가 볼펜제품군에서는 일본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 볼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 고가 볼펜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한편, 모나미는 올해 2월 삼일절 100주년 기념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역시도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수혜기업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기린, 아사히, 삿포로 등 일본 맥주의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반일감정이 고조되면서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올해 출시한 맥주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 병 판매를 넘어서며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신성통상 역시 일본 유니클로의 대체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성통상은 올젠. 지오지아, 앤드지, 탑텐 등의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 탑텐은 유니클로의 경쟁자에 속한다. 신성통상 역시 최근 3일 주가가 16.8% 급등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 (사진=제주항공)

◆ 투자 신중해야 할 필요도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모나미나 신성통상 등이 급등한 것은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라면서 “맹목적 매수보다는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들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크다. 모나미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69억2100만 원으로 전년보다 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1351억91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1.8% 감소했다.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의 관광객 수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일본에 입국한 한국인 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68개 노선 가운데 22개 노선이 일본 노선이다. 진에어는 국제선 28개 노선 가운데 9개 노선,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53개 노선 가운데 23개 노선이어서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 관광객에 많은 매출을 의지하고 있다.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여름휴가철 일본 여행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본이 한국인의 비자요건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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