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볼 수 있는 국보는 다 찾았죠
[백세시대] 볼 수 있는 국보는 다 찾았죠
  • 심재율 기자
  • 승인 2019.07.0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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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견한 제주도에 관심
사진 곁들인 유적답사기 준비
임도혁 전 조선일보 기자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기자] 첫 번째 직장을 퇴직한 임도혁은 주말이 기다려진다. 산악회 등반대장을 맡아서 수십 명의 회원들의 등반을 이끌어주기 위해서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보를 모두 다 돌아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차근차근 섭렵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훌륭한 아마추어 사진작가로도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일보 기자(1988~2018)로 활동한 임도혁은 모든 아빠들처럼 아이가 태어나자 한 두 장씩 사진을 찍어줬다. 원래 등산을 좋아하다보니 산에 갈 때 마다 풍경을 담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문화유적 답사에 관심이 깊어지면서 촬영 대상이 점차 넓어졌다. 

에베레스트 트레킹. credit : 임도혁
에베레스트 트레킹. credit : 임도혁

사진을 찍을 때 스스로 정한 원칙이 있다. 멀리서 전체적인 장면을 잡는다. 그리고 시선이 머무는 가까운 장면도 사진으로 기록해두고, 강조하고 싶은 대상은 근접 촬영해둔다.

등산과 사진과 여행을 좋아하던 그는 자연스럽게 문화유산으로 관심의 범위가 넓어졌다. 직장 생활 때도 틈만 나면 여행을 다녔다. 남들은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는 해외여행을 자랑하기 쉽지만 그는 국내여행에 초점을 맞췄다. 

credit : 임도혁
credit : 임도혁

사실 대부분은 교과서나 신문방송을 통해서 이름은 알지만, 한 번도 안 가본 명소들이 적지 않다. 경복궁이나 창덕궁은 갔을지 모르지만, 종묘를 안 가본 사람들은 적지 않다.

불국사는 알아도 석남사, 통도사를 들러보기 쉽지 않다. 이렇게 약간 유명한 곳을 직접 방문해서 사진을 찍고 마음속에 담아두는 일을 벌써 10년 넘게 한다.

국립박물관은 모두 방문해서 사진 찍어

텐트를 지고 가서 야영하면서 찍는 일도 아주 잦다. 부인과 함께 야영장비를 메고 한 번 갈 때 마다 몇 곳을 정해놓고 순회방문한다. 양구를 갈 때 GOP 평화누리길, 박수근 미술관, 박인환 문학관, 산촌 박물관 등 둘러볼 곳과 숙박소를 정해놓고 동선을 짠다. 이런 순회야영방문을  8박 9일까지 해봤다.

영암 활성산에서 야영중인 부부. credit : 임도혁
영암 활성산에서 야영중인 부부. credit : 임도혁


오래 여행 다니다 보니 원칙이 생겼다. 일단 국보가 있으면 다 간다. 여행길의 동선이 맞으면 보물도 되도록 방문한다. 빼놓을 수 없는 방문지는 국립박물관이다. 우리나라의 국립박물관은 모두 다 가 봤다. 
국보가 많은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삼성 리움박물관, 간송미술관 등이다. 하지만 국보를 다 보기는 어렵다. 개인소장이 있고 미술관에서 특별한 시기에만 공개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임도혁은 “공개를 잘 안하는 것, 특별한 시기에만 공개하는 것, 개인이 소장한 것 등 특별한 것을 빼고 우리나라 국보의 90% 정도는 직접 보고 다 찍었다.” 

우리나라 교육기관의 맥을 이어온 서원도 관심대상 목록에 올라있다. 최근 우리나라 서원 9개와 7개 사찰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물론 모두 다 방문해서 찍고 감상했을 정도로 그는 문화유산의 전문가로 거듭나는 중이다. 그가 방문한 곳을 다른 쪽으로 설명하면, “우리나라 244개 지자체 중 광역시에 속하지 않은 것은 거의 다 돌았다.” 

그가 특별히 관심이 끌리는 곳은 서원과 제주도이다. 대원군은 서원 중 48개를 남기고 철폐한 적이 있다. 이 중 도산, 옥산, 소수, 도남 등 주요 서원을 다 구경하고,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7개 사찰도 모두 방문했다.

지금 그는 제주도를 다시 발견하는 중이다. 물론 그전에도 방문한 적이 있지만, 그저 경치 좋은 곳을 돌아보는 정도였다. 

처음 제주도를 방문할 때는 식물원이나 만장굴을 들르는 정도였다. 등산을 좋아해서 한라산을 오르고, 골프 치러 방문하거나, 걷기 좋은 올래길을 다녀왔다. 그런데 유홍준이 지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보면서 제주여행 일정을 다시 짰다. 4.3 유적지, 김정희 유배지, 제주향교, 제주관아 등이 방문지로 떠올랐다.

관점이 바뀌면서 제주 오름도 처음으로 가 본 다음에야 “오름이야 말로 제주도 사람들에게 생활의 일부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게다가 2차대전 때 일본의 동남아 지역 전투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제주도에 만든 방공호도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안 들렀던 가파도, 우도, 비양도, 마라도, 추자도도 들러볼 생각이다. 작년에 방문했던 제주도를 올 추석때 가족과 함께 방문하기로 하고 숙박도 예약해놓았다.

탁 트인 부석사가 가장 좋은 풍경

그렇다면 그가 꼽은 가장 좋은 풍경은 어느 곳일까? 부석사이다. 탁 트인 자리에 절이 앉은 모습이 너무나 호방하기 때문이다. 누각에서 소백산 능선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소백산의 방대한 산줄기를 정원처럼 거느린 모습에 그는 가장 높은 점수를 준다. 

임씨는 “대부분의 사찰이 산 속에 들어가 있어서 시야가 좁은데, 소백산이 좍 내려다 보이고 앉음새가 훌륭하다.”고 부석사를 평가한다.

13년 동안 다닌 ‘대전한마음토요산악회’는 작년부터 산행대장을 맡아서 한 달에 한 번 산행을 주관한다. 산행대장은 주로 코스를 짜거나 하는 산악일정만 조율하지만, 그는 역사문화산행으로 발전시켜서 이끌고 있다. 등산과 문화유적지 답사를 결합시킨 것이 큰 특징이다.

강진 만덕산 역사문화산행. 가운데가 임도혁. credit : 임도혁
강진 만덕산 역사문화산행. 가운데가 임도혁. credit : 임도혁

전국에 산악회가 1,000개가 넘는데 이런 ‘역사문화산행’은 차별성을 자랑한다.

임도혁은 최근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유적지 방문과 산행 및 야영의 경험을 묶어 책을 한 권 내는 일이다. 다른 책과의 차별성으로 임도혁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사진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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