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기피하는 영국인들…“브렉시트 지겨워”
언론 기피하는 영국인들…“브렉시트 지겨워”
  • 박종호 기자
  • 승인 2019.06.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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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사진=SBS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브렉시트 합의안이 3년째 지지부진하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와 이후에 대한 합의들을 정리해 하원에 제출했지만 세 차례 모두 부결됐다. 결국 그녀는 모든 책임을 지고 보수당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현재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다.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론자다. 그의 경쟁자는 메이 총리의 측근으로 EU와 협상할 의지를 가진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이다. 보수당은 차기 당 대표 겸 총리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 5차 투표에서 존슨과 헌트를 결선 후보로 선출했다. 보수당은 약 한 달에 걸쳐 전체 당원 16만 여명이 참여하는 우편 투표로 존슨과 헌트 중 1명을 차기 당 대표로 선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어느 쪽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남겨진 시간이 부족하다. 새 총리의 취임일은 7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다. 3개월 만에 EU와 합의하고 하원의 승인을 이끌어내야 한다. 메이 총리가 2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이다. 협상의 성격상 이후 합의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영국 국민이 느끼는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좌절감이나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뉴스 매체와의 접촉을 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옥스퍼드대학교의 로이터연구소 역시 최근 영국인 35%가 “브렉시트 논쟁에 대한 좌절감”을 이유로 뉴스 매체들을 적극적으로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일수록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방송 뉴스의 경우 EU와 합의안 부결 과정을 보도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최근 사이, 뉴스 출처로서의 이용도가 66%에서 71%로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인쇄 뉴스의 이용도는 36%로 정체되었다. 브렉시트 정보를 방송 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이 연구는 뉴스 매체에 대한 영국인의 신뢰도가 2015년 이후 약 11% 가량 감소해왔다고 분석했다. BBC의 경우 영국인들로부터 가장 신뢰를 얻고 있는 뉴스 매체다. 하지만 브렉시트 보도와 관련해 BBC가 지금까지 보인 행보는 양당 모두에게 비판을 받아왔다. BBC가 EU 탈퇴와 잔류를 주장하는 양쪽의 입장을 균등하게 비춰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기계적 중립에 비추어 브렉시트에 대한 비판을 아껴왔다고도 볼 수 있다.

김지현 영국 골드스미스 런던대 박사생은 “결과적으로 영국인들이 브렉시트와 떼어놓을 수 없는 포퓰리즘 정치의 위험을 알 기회도 적어졌다”고 내다봤다. 그녀는 이어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분명하게 정국을 비판하는 언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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