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모아 원인을 찾고 문제해결 해야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력 갖춰야
앙헬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가장 근접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전문기자] 오늘날처럼 과학기술이 사회 모든 분야에 깊숙이 침투한 사회는 처음일 것이다.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명과 발견은 인류의 수명을 크게 늘려놓았고, 사회의 모습을 바꿨으며 전쟁의 양상도 달라지게 했다.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기적으로 쉬는 날을 부여한 것도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기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것 같이 인공지능의 진보는 인간의 육체적 노동뿐 아니라, 지적 노동마저도 인간으로부터 해방시키려 한다.

이러한 미래사회의 모습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 바로 4차산업 혁명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리더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 시대상황에 따라 물고기를 잘 잡는 리더십, 농사를 잘 짓는 리더십, 육체적 활동이 왕성한 리더십 등이 필요했다.

지금 필요한 리더십에 대해서 세계경제포럼(WEF)는 ‘과학자와 사업가의 기질을 합친 사람’을 꼽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과학자처럼 생각하고, 기업가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자의 특징은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려면 과학자들처럼 생각하고 기업가들처럼 행동해야 할까? 우선 그런 지도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과학자와 같이 생각한다면 기후 변화, 에너지 빈곤, 대기 오염, 전쟁, 물 부족, 다가오는 난민 사태와 같은 문제들로 우리 세대를 억누르는 것을 피했을지도 모른다.

2017년에 만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푸틴 러시아 총리. credit : wikipedia
2017년에 만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푸틴 러시아 총리. (사진=wikipedia)

과학자들은 증거를 수집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발견하고, 창조적으로 발명하면서 협력하는 사람들이다. 과학자들은 증기기관을 발명했으며, 중력의 이론을 생각한 다음, 중력의 증거를 수집했다. 과학자들은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달에 착륙했으며 전기를 일으켜서 이용하는 등 인류의 가장 큰 업적을 이뤘다.

기업가는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기존의 시스템에서 빈곳을 찾아 혁신을 도입함으로써 기회를 창출하는 사람들이다. 기업가들은 효율을 추구하고, 신속하게 성과가 나와야 한다면서 소동을 일으키기를 좋아한다. 

지금 세계는 인공지능과 로봇, 자율자동차, 전기차, 맞춤형의료, 소셜미디어, 재생에너지 등에서 획기적인 기술발전을 이루는 역동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과학자들의 발견과 발명은 더욱 앞서가고, 여기에 기업가들의 동작과 기회포착은 못지않게 날래기 때문에 발전과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정부 역시 규제하기 전에 변하기 때문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책임 있는 리더라면 이런 변화와 발전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져야 하며,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과학자처럼 결정을 내리기 전에 증거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고, 잘못된 프로세스에 대해 기업가의 민첩성으로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4.0 리더십은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편견, 분열을 표방하는 지도자들이 훨씬 많다.

예를 들어 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생각해보자. 1950년대 후반, 기후에 급진적인 영향을 미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누적되어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이미 나타났다.

만약 세계가 선택한 지도자들이 수십 억 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에 도달하기 전에 과학적 증거에 귀를 기울였다면 오늘날 우리 행성은 훨씬 더 나아졌을 것이다. 

전 세계가 국가, 산업, 정치를 기술적 진보와 연결하는 전례 없는 기회에 접근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화 시대에, 우리는 보다 균형 잡힌 지도자를 배출해야만 그러한 기회를 활용하고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능숙해질 수 있다.

국제 수준의 금융위기 관리부터 건강관리, 에너지개발을 둘러싼 국내 개혁, 대다수 지도자들이 외면했을 때 급속한 노령화로 취약해지는 노인층을 포용하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전향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과학자와 같이 증거를 수집해서 확실한 바탕을 마련한 뒤에, 기업가처럼 신속하게 대처하는 그런 4.0 지도자를 현존하는 사람 중에 꼽으라면 가장 근접한 지도자는 독일의 앙헬라 메르켈 총리가 아닐까 싶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과학적 증거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를 증폭시키기 보다는 해결책을 마련하는 그러한 지도자를 양성해야 하며, 그러한 의사결정구조를 훈련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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