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부작용, VR로 해결 기미 보여
-의사의 환자 통증에 대한 공감도 중요

VR의 양방항 콘텐츠가 통증 환자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VR의 양방항 콘텐츠가 통증 환자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의사보다 나은 만병통치약으로 변신하고 있다. VR이란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머리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인 HMD를 활용해 체험하는 원리다. 최근 VR이 아픈 이의 통증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다. 심지어 의사보다 통증을 더 덜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은 여러 단계다. 가벼운 두통에서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살에 무언가를 스치기만 해도 아픔을 느끼는 불치병까지 다양하다. 통점과 뇌의 감각으로 인해 통증을 호소하는 것은 당연한데 이 통증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실정이다. 이들이 고통을 덜기 위해 선택하는 것은 약물이다. 심하면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해 이로 인한 부작용(입 마름, 환청 등)으로 제2의 고통도 겪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국 의료계에서 VR 기술을 진통제로 변모시켰다.

사실 VR이 통증을 치유하는 기술로 주목된 시점은 지난 1990년대 중반이다. 워싱턴대학교 인지심리학과의 헌터 호프만 박사가 컴퓨터 게임을 이용해 화상 환자의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가상현실 관련 업체 어플라이드 VR이 해당 기술 개발에 들어간 것이다.

이 업체의 자체 임상 실험결과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했던 환자에게 VR 기술을 적용해 환자의 통증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관련 연구결과 치료 중 게임을 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통증을 최대 50% 덜 느꼈다는 내용이다.

학계에선 이 결과와 관련해 단순히 TV 미디어 노출이나 음악 감상과는 다르게 VR의 경우 사용하는 환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양방향 콘텐츠라는 점을 지목했다. 이로 인해 VR 게임에 대한 몰입감이 증가해 환자가 통증을 덜 느끼는 데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의 결과가 전문직에 해당하는 의사보다 환자를 치료하는 데 더 나은 존재들을 도출해내고 있다. 이번 VR이 환자의 통증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를 포함해 앞서 본지는 인공지능(AI)가 의사보다 더 나은 진단 실력을 보여줬다는 연구 결과도 보도한 바 있다.

수술 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목소리에 공감을 하는 의사가 환자 통증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진=픽사베이)
수술 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목소리에 공감을 하는 의사가 환자 통증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진=픽사베이)

다만 인간 대 인간과 인간 대 기계는 엄연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실제 자신의 환자 치료 경험담을 뛰어난 글 솜씨를 통해 책으로 공개한 남궁인 응급의학전문의도 환자의 이마를 어루만지던 선배 의사를 보고 그 의사의 공감 능력에 대한 감상을 밝힌 바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것일지라도 사람의 진심보다는 못할 수 있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환자의 작은 말에도 귀를 기울이며 아픔에 진정으로 공감을 해줄 수 있는 의사를 만난 환자는 분명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 상식이다.

이는 연구 자료로도 입증됐다. 영국 왕립의료협회저널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네덜란드 보건서비스연구소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6000여명의 환자 데이터를 조사해 의사가 공감을 많이 표시해주고 긍정적인 기대치를 높여주면 환자의 만족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단순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천식, 복부 이상, 관절염, 수술 후 회복 등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의 진료 사례에서 의사와 환자의 긍정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의 삶의 질과 만족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환자의 응답을 바탕이 조사 기반이 됐다.

이 결과 의사가 환자의 기대를 높여줄 의도로 긍정적이고 안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때 환자는 일반적인 진료 경험에 비해 5~20% 정도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도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VR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인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에도 의사가 보다 큰 공감을 표시할수록 일반적인 진료에 비해 환자가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5%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감이 통증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증이다. 다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 수치는 10%다.

이 가운데 의료 현장을 살펴보면 많은 환자를 상대해야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각각의 환자 모두에게 모든 공감대를 쏟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이번 VR의 통증 치료 효과 입증은 통증 환자들에게 희소식인 것이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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