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어쇼서 추락 기종 737맥스 계약

보잉과 대한항공은 18일 저녁 ‘파리 국제 에어쇼’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보잉787-10 20대, 보잉787-9 10대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대한항공)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잇따른 추락사고로 궁지에 몰린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파리 에어쇼’가 열린 둘째 날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 깜짝 호재에 보잉 주가는 18일 5.4% 급등하며 근 5개월 만에 일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8일 영국 항공사 브리티시에어웨이의 모회사 인터내셔널에어라인그룹(IAG)은 737맥스를 200대 주문하겠다는 가계약에 서명했다. 정가 기준 24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대형 계약으로 737맥스8와 현재 보잉이 개발 중인 737맥스10이 포함됐다. 업계 관측통들은 실제 거래액은 정가의 절반 수준인 110억 달러 정도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잇따른 추락사고이 3개월째 운항이 금지된 가운데 보잉은 IAG에서 대규모 계약을 따내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윌리 월시 IAG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보잉에 신뢰를 갖고 있다”며 “해당 항공기가 향후 몇 달 안에 안전 당국의 승인을 받아 다시 성공적으로 복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역시 보잉 787-10 20대, 787-9 10대 등 30대를 도입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항공기 도입 결정이기도 하다. 구매 항공기 20대 가격은 약 7조5000억 원이며, 10대 리스 비용까지 합하면 총 11조5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로 알려졌다. 여객기 임대업체 에어리스도 보잉 787-9 5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이날 에어쇼에서 보잉과 브라질 항공기 제작회사인 엠브라에르의 합작회사 ‘보잉·브라질 커머셜’은 처음으로 생산한 군용기(P600AEW)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보잉 737맥스8은 최근 두 차례나 추락 사고를 일으켜 문제가 됐다. 올해 3월 1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티오피아 여객기 참사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89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 사고로 보잉은 올해 4~5월 신규 주문을 한 건도 올리지 못했고 주문 취소는 125건으로 늘었다. 737맥스 생산은 5분의 1로 줄었고 생산 여객기 인도도 중단했다. 보잉은 자동항법체계에 추락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이에 개선된 항법체계를 바탕으로 항공기의 시범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규제 당국이 3개월 전 운항이 중단된 보잉 737맥스 기종에 대한 시험을 하는 시점에서 이번 수주는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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