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로고.
구글의 뉴스광고 독점에 대해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세계 최대의 IT기업 구글이 지난해 뉴스공급으로 약 5조 원의 수업을 올렸다. 미국 뉴스산업 전체가 벌어들인 광고수입과 맞먹는 금액이다. 이에 미국 언론사들을 중심으로 수익 분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내 2000개 신문사로 구성된 뉴스미디어연합(NMA)은 10일 보고서를 내고 “구글은 뉴스 서비스를 통해 2018년 약 47억 달러(약 5조564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 뉴스산업 전체가 디지털 광고로 벌어들인 51억 달러(약 6조 원)와 맞먹는 금액을 구글이 홀로 벌어들인 셈이다. 게다가 이 47억 달러 중에는 구글 사용자들이 기사를 클릭할 때마다 수집되는 개인정보의 가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AFP통신은 해당 보고서에 대해 “구글 등 IT 공룡들이 인터넷 뉴스 생태계와 이를 통해 창출되는 광고 수익을 지배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뉴스 언론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업계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뉴스 미디어 얼라이언스 역시 구글이 이른바 크롤링, 혹은 스크레이핑을 통해 이처럼 적지 않은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크롤링 혹은 스크레이핑은 웹사이트의 문서들을 취합하고 거기서 데이터를 추출해내는 기법으로, 필요한 정보만을 거둬가고 긁어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실제로 구글은 뉴스 원제공자인 언론사에 돈을 지불하는 대신 기사를 스크랩해 구글 사이트에 직접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 검색 및 뉴스로 벌어들이는 수입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구글의 뉴스 수익이 대략적이나마 공개되면서 미 의회의 디지털세 부과 시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보고서는 대형 IT 기업의 반독점 남용에 대한 미 하원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공개됐다. 보고서는 11일 디지털세 관련 법 제정에 대한 근거로 제출될 예정이다.

향후 미국 언론사들의 수익 분배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유럽연합이 얼마 전 구글 등에 검색 결과에 포함된 뉴스 콘텐츠의 경우, 해당 언론사에 그 대가를 지불토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채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흐름이다.

필라델피아미디어연합의 테런스 에거 대표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분명하게, 또 고통스럽게 알고 있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며 “현재의 뉴스 플랫폼과 공급자 사이의 관계는 재앙과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거대 IT 기업들은 플랫폼에서 뉴스가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수익을 나눌 필요가 있으며 우리가 생산한 콘텐츠에 대해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 대변인은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 계산이 부정확하다”며 “기사 수가 많다고 해서 광고 수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연구는 구글이 제공하는 뉴스의 가치를 무시한다”고 반박했다.

구글 검색 서비스가 매월 언론사 웹사이트에 100억 회의 클릭을 몰아주고 있고 이를 통해 언론사의 구독자와 광고 매출을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시립대학의 제프 자비스 교수와 템플 대학의 에어런 필호퍼 교수 등 몇몇 전문가들도 연구 방법론과 결론이 부실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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